정치
윤석열, '이대남' 공략? "여성가족부 폐지"…심상정은 "강화"
입력 2022-01-08 09:50  | 수정 2022-04-08 10:05
윤석열에 '좋아요' 2만3천 개
심상정 "성평등부 강화" 맞불

오는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젠더이슈'가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화"로 맞불을 뒀습니다.

尹 "여성가족부 폐지" 게시글에 '이대남' 환호…"이게 진심이면 대박"


어제(7일) 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늘색 바탕 위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적어 게시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 문구 외에는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기존 윤 후보의 공약은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 위해 기존보다 더 강화된 젠더이슈 관련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여가부 폐지)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글에는 현재 2만3천 개의 '좋아요'와 8천3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윤 후보가 그간 올렸던 게시글들이 '좋아요' 3천~4천 개를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젠더이슈를 향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대남으로 추정되는 몇몇 누리꾼들은 "이게 진심이면 정말 대박이다. 이제라도 잘했으면 좋겠다", "부디 대한민국을 이끌어 달라", "여가부를 폐지하고 청년부를 신설해 30대 장관을 임명하면 좋을 것 같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상정 "여성가족부 강화" 맞불…강민진 "남초커뮤니티 향한 반성문"


윤 후보의 게시글에 심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화"로 맞불을 뒀습니다.

심 후보는 당초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게시했으나 이후 이를 여가부로 수정했습니다. 윤 후보 페이스북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2030 여성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윤 후보가 하늘색 바탕글에 글을 올린 것과 대조적으로 심 후보는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 바탕글에 해당 문구를 게시했습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심 후보와 뜻을 같이해 윤 후보의 게시글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낸 연습문제 답변을 쓰고 계신 것인가. 아니면 남초커뮤니티를 향해서 반성문 쓰시는 건가. 대선 후보치고는 참 비루하다"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젠더 갈등 부추겨" 부정적 의견도


이번 대선에서 젠더 이슈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후보들이 지나치게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국회 여성가족위 민주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은 "(윤 후보는)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라고 질책했습니다.

한편, 그간 국민의힘이 청년 정치를 상징하는 이 대표를 앞세워 이대남 표심 잡기 행보에 나섰음에도, 윤 후보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대남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18∼29세 지지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3%였습니다. 윤 후보는 10%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윤 후보는 이들을 잡기 위해 '초강수'를 뒀고, 이에 그는 전날에도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의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또 기존 장문의 글을 올리던 것과 달리 2030 스타일에 맞춰 한 줄짜리 글로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달라진 윤석열'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