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복귀하자마자 AI윤석열 가동한 이준석…사퇴 요구에 AI윤석열 "정말 슬프다"
입력 2022-01-07 17:20  | 수정 2022-01-07 17:24



"공약 사이트에서 드립성 질문을 하시면 AI윤석열이 답합니다"
6일 극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화해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날인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I윤석열'에게 질문을 하라며 글을 올렸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공약을 제안할 수있고, 공약에 실시간 댓글을 남겨 의견을 표명할 수도 있다. 분야별 공약이 정리돼 있어 클릭해 확인도 가능하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소확행 공약' 맞불 차원에서 나온 '석열씨의 심쿵약속'도 이곳에서 열람 가능하다.
하지만 20~30세대의 호응을 받는 건 이런 공약보다는 '국민이 묻고 AI 윤석열이 답하다'이다.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짙은 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를 한 AI윤석열은 자신의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질문에도 답변을 한다. 이를테면 '게임=질병?'이라는 질문은 윤 후보가 게임 전문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했다고 해 논란을 자아냈던 것을 비판한 질문에 AI윤석열은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라고 다소 로봇처럼 답변한 후 "지나친 사행성이 우려되는 부분 외에는 게임에 대한 구시대적인규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미래 신기술 분야에 대한 소통 창구 활짝 열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사퇴하세요'라는 질문엔 "공약위키 댓글창을 열면서 예상은 햇지만이런 댓글을 보니 그래도 슬프다. 정말 슬프다"고 하는가 하면 "위키윤 마음 다잡고 여러분과 더 많이 소통하려 한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 지켜봐주세요"라고 하기도 했다. 말할때 고개를 흔드는 이른바 '도리도리' 습관이 있는 윤 후보를 빗대 'AI윤석열은 왜 도리도리 안하는거죠'라고 하자 "아쉽지만 프로그램의 한계"라면서 "AI윤석열에 도리도리가 구현될수 있도록 대한민국 AI산업부흥을 함께 이뤄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미 윤 후보를 '밈'으로 소비하는데 재미가 들린 젊은 세대들이 올리는 질문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야권 정치커뮤니티 포털 타타고도 오픈하면서 윤 후보의 일정과 공약 등을 담았다.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운 초유의 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커뮤니티 화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를 선거로 끌어들여 '놀수 있는 공간'을 부여, 자발적 지지층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이처럼 AI기술을 적용한 선거운동을 기획해 실현중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최근 AI기술을 적용한 '이재명 챗봇'을 선보인바 있다. 지난해 말 '매타버스' 민생투어 때 청년들과의 소통창구로 활용했는 데 검색창에 질문을 넣으면 답변을 텍스트로 보여주는 식이었다. 실제로 챗봇 시스템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은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질문을 건네자 시스템은 "이 사건은 해당지역 토지 투기세력과 손잡은 것도, 공공개발을 민영개발로 만든 것도, 성남시의 공공개발 추진을 막은 것도 국민의힘"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컴퓨터 코딩 전문가들은 AI홍보전에 있어서는 윤석열 후보측이 더많은 공을 들인 것이라는 평가다. 한 중견 IT기업 코딩엔지니어 권모씨는 "결국은 검색을 예상해 연관된 데이터값을 만들어 놓고 가장 적합한 결과값을 출력해주는 방식은 양쪽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권씨는 "그러나 이 후보의 챗봇은 말 그대로 검색어 단어 입력에 따라 동일한 결과값을 단순히 출력하는 방식인 반면, 윤 후보의 동영상 AI는 출력된 결과값을 자연스러운 음성데이터와 입모양 등 동영상 데이터로 2차적 변환을 해서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권씨는 "둘다 머신러닝에 의해 결과값이 다양해지는 완벽한 의미의 AI로 볼수는 없지만 코딩 수준면에선 윤후보측이 훨씬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