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문일답] 천은미 "내가 백신 홍보 대사?…말도 안 돼"
입력 2022-01-06 15:42  | 수정 2022-04-06 16:05
천은미 교수(왼), 백신 접종(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 = 본인 제공, 연합뉴스
"난 '백신 접종' 강요하는 정부 비판해왔다"
"울며 겨자 먹기로 백신 맞는 상황"
"합리적이지 않은 방역패스는 취소 되어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오늘(6일) MBN과의 통화에서 "'백신 빨리, 많이 접종'은 제 입장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정부의 백신 홍보 모델'로 각인된 현 상황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최근 천 교수는 각종 방송에서 코로나19 관련 조언을 해왔으면서 정작 본인이 '1차'만 접종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습니다. 천 교수 사진이 박힌 정부의 백신 접종 독려 홍보물이 재조명되면서 비판이 제기된 것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정부 공식 트위터나 블로그에 공개한 백신 독려 홍보물에는 천 교수의 사진과 '백신 빨리, 많이 접종 하는 게 중요'하다는 문구가 담겨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주간 간행물 '공감'에 실린 천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만든 게시물입니다. 천 교수는 이로 인해 자신이 정부 정책 홍보 모델로 각인됐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은 오히려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정부를 비판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천 교수는 정부 홍보물 출연에 동의한 적이 없고, 정부가 사용한 해당 문구도 자신의 발언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홍보물에 대한 존재를 이번 논란이 일고 나서야 알았다는 입장입니다. 약 1년여 동안 자신의 얼굴이 등장하는 정부 홍보물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천 교수는 문체부 측에 항의했으며 관련 사후 조치가 미흡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천 교수는 오늘(6일) "문체부 측과 만남이 있었고, 제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며 "이후 문체부 측이 제시하는 방안을 지켜보고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천 교수의 인터뷰는 '숨김' 처리됐으며 홍보물에 쓰였던 천 교수의 사진은 내려간 상태입니다.

다음은 천 교수와의 일문일답

▲문체부 인터뷰,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신 건지.
작년 초쯤, 전화 인터뷰를 원하셔서 응했다. 의견이 필요해서 전화하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통화를 했다.

▲문체부 어떤 행동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 훼손이라고 생각하시는가.
인터뷰 내용 자체는 녹음을 해서 쓰신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많은 내용 중에서 정부가 원하는 그 말만 살짝 뽑아서 인터뷰 제목을 쓰셨다. 그것을 저에게 최소한 보내주시거나, 확인을 받고 '써도 되겠나'라고 하셨어야 했다. 저한테 보내 준 적이 없기 때문에 공감 잡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제가 그 제목 자체도 모르고 있었던 것.


▲"백신 빨리, 많이 접종 하는 게 중요하다"는 문구가 본인이 의도한 말이 아니라면 진짜 얘기하고자 했던 건 무엇인가.
제가 말한 것은 전체적인 백신 수급 문제나, 어떤 문제점, 기본적인 손 위생, 코로나 이겨내는 방법 등 전반적인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내용 가운데 "백신을 빨리, 많이" 이 캐치프래이즈만 갖다 붙인 것이다. 저는 정부의 백신 정책에 대해서 약간의 비판적인 어조로 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항상 국민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편인데 정부에 맞는 입장을 가져다 쓰면서 저한테 전혀 알리지 않고, 그냥 사진을 도용해서 만든 것이다. 1년 동안 모르고 있었고, 언론에서 해당 사진을 끌어다 쓰면서 알게 됐다.

▲해당 홍보물로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 홍보 모델로서 각인된 이유라고 생각하는지.
그렇다. 해당 홍보물로 제가 사람들에게 "백신을 진짜 맞아야 하는 구나"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많은 분들이 저를 알고 계시는 상황에서 저의 의사와 전혀 다른 상황으로 거의 2년 동안 이용이 된 거고, 방역 패스와 맞물려서 국민들의 분노가 저에게 투사됐다. 정부 쪽에는 '투사'될 특정 대상이 없기에 정부의 홍보 대사로 각인된 저에게 비판이 쏠린 것이다.

▲문체부로부터 전달 받은 입장은 무엇인가.
오늘 문체부 측과 만났고, 본인들이 제 의사가 어떤지 확인하고 가셨다. 이후 문체부 측이 제시하는 방안을 지켜보고 입장을 정할 것이다.

▲1차 접종도 목숨 걸고 맞으셨다고 하셨는데.
코로나 백신 나온 이후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백신을 맞기 위해 휴가를 1주일 냈다. 백신을 맞은 후 굉장히 힘들었다. 이틀이 지났을 때 열이 많이 났고, 3일째 되던 날 다리에 원인 모를 멍이 들었다. 겨드랑이에 출혈이 생겼다. 10일 후에는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 빙글빙글 돌았다. 병원에 병가를 신청할 정도였다. 다리도 굉장히 많이 저렸고, 시력도 안 좋아져서 안과를 3번 갔었다. 혈액 응고 시간이 늘어나서, 스케일링 했을 때는 하루 종일 잇몸 피가 멈추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나니까 몸 상태가 조금 돌아와서 일상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밤에 잘 때 흉통을 느낀다. 아직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왜 일어나는지 설명이 안 된다. 1차 접종을 받고 이런 부작용을 겪으면 2차는 못 맞는다.

▲2차 접종을 받지 않아 '불완전 접종자'로 분류된다. 방역패스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신을 부정하기보다는 방역패스를 부정하고 싶어한다. 백신은 맞기 싫은데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싫어서 접종하는 상황이다. 백신 무용론보다는 백신 반강제 입장을 밝혀오고 있다. 저도 그런 취지에서 말씀을 드리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는 생활 필수품을 사러 가는 것이다. 식당을 못 가는 분들이 집에서 뭘 만들어 먹어야 하니까 백화점이나 마트를 찾게 되는데, 이것마저 막는다면 안 된다. 물건을 사러 가시는 분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감염이 되지 않는다. 이를 막는다면, 버스와 지하철에도 방역패스가 적용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이 안다. 정부가 백화점과 마트까지 못 가게 하면, 국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이다. 합리적이지 않은 방역패스는 취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방역패스도 효력정지 처분이 됐다.
교육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신체에 강제성을 부여함으로서 제한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려면 반강제로 백신을 맞아야 된다는 것. 이건 아니다. 왜 청소년에게까지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반대한다.

▲희귀 체질 등 건강 상 문제로 접종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 분들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조치는 어떤 게 있어야 한다고 보는지.
백신을 맞고 몸에 문제가 없으면 접종 받는 게 본인에게도 더 이익이 많다. 어딜 가도 제한을 받지 않고, 면역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혈소판이 떨어졌다든지, 심각한 어지러움으로 일상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2차를 도저히 맞을 수 없다. 건강 상의 문제로 2차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의사 소견이나 진단서를 발부해주면 정부가 폭넓게 예외를 인정해 줘야 한다. 1차 접종 후 부작용을 심각하게 겪을 사람들의 공포심을 정부가 이해해줘야 한다. 백신안전위원회도 만들어졌는데 그곳에서 나온 결과가 하나도 없다. '이런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 '이런 분들은 부작용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등 어떤 결과가 도출되어야 한다.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은, 시간 상 인과관계가 있다면 인정해줘야 한다. 제가 인정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다 인정해주고 싶을 정도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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