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영진들은 사과하고 100억 벌었네"…카카오페이, 상장 두달째 -38% 개미들 분통
입력 2022-01-06 11:32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거래소]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화려하게 데뷔한 카카오페이가 상장 두달 사이 최고가와 비교해 37.22%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경영진들은 사태 진화를 위해 사과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6일 오전 11시 03분 현재 카카오페이는 전일대비 4500원(2.85%) 내린 15만35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오전 장중 한때는 4.43%까지 밀리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전날 6.51% 급락했고, 지난 4일에는 4.25% 빠졌다. 새해에만 12.32%가 밀린 것이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낙폭은 더욱 크다. 카카오페이가 신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30일 24만8500원과 비교하면 이날까지 무려 38.23%가 하락했다.
지난달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와 류영준 현 대표 등 주요 경영진 8명이 자신들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0일 이들 경영진 8명의 보유 지분 44만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요 경영진들이 카카오페이의 증시 데뷔 약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100억원 단위의 시세 차익을 본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통상 경영진의 매도는 시장에 단기 고점이라는 신호를 줘 투자 심리를 급격히 얼어 붙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에 신 내정자와 류 대표가 자신들을 포함한 경영진의 지분 매각에 대해 사과하고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류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까지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하겠다고 밝혀 더욱 큰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신 내정자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열고 "상심이 크셨을 주주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린다"며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도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임 후 2년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류 대표는 오는 3월부터 카카오 대표로 임기를 시작하는 탓에 보유한 스톡옵션을 올해 상반기 내 모두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대표로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주식을 갖고 있을 경우 발생하는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카카오페이는 장기보유 의사가 있는 기관에 주식을 매각하고 보호 예수 기간을 설정하는 등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투자자들은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대표가 나와서 사과만 하고 끝이냐", "죄송하면 자신들이 산 거 다시 사야되는 거 아니냐", "이런 상황에 스톡옵션을 더 행사한다고 하니 주가가 더 내려가겠다", "사과로 얻은 수익이 100억이라니", "주주들 약 올리는 것 같다" 등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에 대한 침묵을 유지중이다. 지난 10월 4건, 지난달 8건의 카카오페이 기업 분석 보고서가 나왔지만 지난 12월 이후 현재까지도 단 한 건의 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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