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 사람은 산다"…에르메스 '린디26' 1000만원 돌파
입력 2022-01-05 08:38  | 수정 2022-01-06 08:38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월 5일 가격을 인상한 지 1년 만이다. 유럽 현지에서는 지난 1일 자로 주요 품목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5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 4일 가방·스카프·신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10%가량 인상했다.
인기 가방인 에르메스 '린디26'는 기존 981만원에서 1023만원으로 42만원(4.2%) 올랐다. 입문백으로 알려진 '가든파티36'은은 482만원에서 498만원으로 16만원(3.3%) 인상됐다. '피코탄22' 가격은 385만원에서 411만원으로 26만원(6.7%) 상승했다. 슬리퍼인 '오란'과 실크 스카프 '트윌리' 역시 소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메스의 경우 매년 1월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근 서울의 주요 백화점 앞은 새벽부터 '오픈런'(매장 오픈하면 달려가 구매하기 위해 줄 서는 것) 행렬이 나타났다.

가격 인상을 앞두고 명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적템' 문의도 이어졌다. 에르메스는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 일정 구매 실적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제품을 팔아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백'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명품 업계는 매년 초 연례행사처럼 가격을 인상해왔다. 명품 업체들은 가격 조정 이유로 환율 변동과 원재료 가격, 최저임금 상승 등을 공통으로 꼽았다.
에르메스를 시작으로 샤넬 등 주요 명품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1월부터 한 해 동안 다섯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프라다도 지난해 1월부터 총 6번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2월부터 총 네 번에 걸쳐 가격을 올린 샤넬 역시 다음달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업체들이 연간 가격을 여러 번씩 올리자 콧대 높은 해외 명품들의 '배짱 영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명품업계가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명품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등으로 명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은 141억6500만달러(15조88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7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에르메스 역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에르메스코리아가 지난해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매출 4191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씩 증가했다. 본사 배당금은 860억원, 국내 기부금은 3억530만원이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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