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신년기획 금융리더 100인에게 듣는다 ① ◆
"올해 금융권은 디지털 전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다."
매일경제신문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신년을 맞아 국내 금융리더 100명에 대해 심층적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73%)이 올해의 화두로 디지털혁신(DX)을 꼽았다. 이 답변은 글로벌 공급사슬 약화(14%),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10%) 등보다 압도적으로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번 설문에는 금융지주 회장, 금융협회장 등을 포함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100명이 참여했다. 금융리더들은 올해 DX 전쟁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연말께 선두 그룹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승자독식 구조인 플랫폼 사업 특성상 1차 선두 그룹에 일단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2~3년 후에는 이 중에서 최종 승자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그룹에 끼지 못한다면 무대에서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어 연초부터 금융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생존경쟁의 전선은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쟁은 물론 기존 같은 지주사 내에서도 은행·보험·카드 간 업종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첫 번째 전장은 5일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는 '마이데이터'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란 개별 금융회사 서버에 잠자고 있던 내 금융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서 보고 관리하고 분석해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서비스 특성상 금융사 한곳에 데이터를 모아놓으면 다른 금융사 앱에 접속할 일이 확 줄어드는 '고객 빼앗기 게임'이다.
DX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은 '슈퍼 원 앱'이다. 말 그대로 고객이 접속하는 단 하나의 금융 앱이 누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합집산도 활발하다. 서로 다른 금융지주의 은행과 증권사가 제휴하기도 하고, 한 금융지주의 은행과 카드가 경쟁하기도 한다. 금융지주는 어디든 먼저 승기를 잡는 쪽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큰 전선은 디지털로 무장한 빅테크·핀테크와 전통 금융사 간 싸움이다.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들에 2022년은 기존 금융권에 맞서 국내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점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방안을 모색하는 해다. 이들은 자본력과 신뢰도는 기존 금융권에 비해 떨어지지만 민첩함과 기술력을 내세우며 올해 디지털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4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리더 100인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금융산업 전반의 주요 화두로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가속화'가 꼽혔다. 세 개까지 고를 수 있었던 이 질문에서 빅테크·핀테크의 금융 공습을 꼽은 사람은 절반(56%)이 넘었다. 1위는 '금리 상승과 시중 유동성 증가폭 둔화'(72%)였다. 글로벌 거시경제 문제를 제외하면 국내 금융산업에선 빅테크의 진출이 가장 큰 관심사로 지목됐다.
빅테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리더 절반(52%)이 마이데이터 사업 초반에 두각을 나타낼 곳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를 꼽았다. 그다음으로 디지털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은 곳은 은행(21%) 카드사(18%) 핀테크(8%) 순이었다.
매일경제는 설문 응답 외에 다양한 핀테크 기업 대표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공룡'이라면 핀테크 기업들은 '벌새' 같은 민첩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와 가상자산 거래소, 인터넷은행, 소규모 핀테크 기업 등 업권에 따라 목표가 각각 다르고 전략도 차이가 큰 편이었다.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올해 화두로 가상자산업권법 제정과 대체불가토큰(NFT)·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꼽았다. NFT 등은 국내외 경계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미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 준비할 계획이고, 지난해 베트남 간편송금·체크카드 사업에 진출해 300만명 고객을 확보한 토스는 올해도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 핀테크 기업 중에서는 해외송금을 간소화한 센트비가 영토 확장에 나선다. 상반기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하반기에는 호주와 캐나다에서도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 응답자 소속 기관(업권별 가나다순) 경남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수출입은행,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DGB대구은행, IBK기업은행, JB금융지주,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KDB산업은행, NH농협은행, NH농협지주, SC제일은행,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신한라이프,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BC카드, 하나캐피탈, 현대캐피탈, 삼성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한국거래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국제금융센터, 금융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생명보험협회, 서민금융진흥원, 손해보험협회, 신용보증기금, 신협중앙회, 여신금융협회, 예금보험공사,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 디셈버앤컴퍼니, 뱅크샐러드, 빗썸, 카카오페이, 코빗, 핀크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금융권은 디지털 전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다."
매일경제신문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신년을 맞아 국내 금융리더 100명에 대해 심층적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73%)이 올해의 화두로 디지털혁신(DX)을 꼽았다. 이 답변은 글로벌 공급사슬 약화(14%),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10%) 등보다 압도적으로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번 설문에는 금융지주 회장, 금융협회장 등을 포함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100명이 참여했다. 금융리더들은 올해 DX 전쟁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연말께 선두 그룹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승자독식 구조인 플랫폼 사업 특성상 1차 선두 그룹에 일단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2~3년 후에는 이 중에서 최종 승자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그룹에 끼지 못한다면 무대에서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어 연초부터 금융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생존경쟁의 전선은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쟁은 물론 기존 같은 지주사 내에서도 은행·보험·카드 간 업종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첫 번째 전장은 5일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는 '마이데이터'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란 개별 금융회사 서버에 잠자고 있던 내 금융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서 보고 관리하고 분석해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서비스 특성상 금융사 한곳에 데이터를 모아놓으면 다른 금융사 앱에 접속할 일이 확 줄어드는 '고객 빼앗기 게임'이다.
DX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은 '슈퍼 원 앱'이다. 말 그대로 고객이 접속하는 단 하나의 금융 앱이 누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합집산도 활발하다. 서로 다른 금융지주의 은행과 증권사가 제휴하기도 하고, 한 금융지주의 은행과 카드가 경쟁하기도 한다. 금융지주는 어디든 먼저 승기를 잡는 쪽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큰 전선은 디지털로 무장한 빅테크·핀테크와 전통 금융사 간 싸움이다.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들에 2022년은 기존 금융권에 맞서 국내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점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방안을 모색하는 해다. 이들은 자본력과 신뢰도는 기존 금융권에 비해 떨어지지만 민첩함과 기술력을 내세우며 올해 디지털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4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리더 100인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금융산업 전반의 주요 화두로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가속화'가 꼽혔다. 세 개까지 고를 수 있었던 이 질문에서 빅테크·핀테크의 금융 공습을 꼽은 사람은 절반(56%)이 넘었다. 1위는 '금리 상승과 시중 유동성 증가폭 둔화'(72%)였다. 글로벌 거시경제 문제를 제외하면 국내 금융산업에선 빅테크의 진출이 가장 큰 관심사로 지목됐다.
빅테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리더 절반(52%)이 마이데이터 사업 초반에 두각을 나타낼 곳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를 꼽았다. 그다음으로 디지털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은 곳은 은행(21%) 카드사(18%) 핀테크(8%) 순이었다.
매일경제는 설문 응답 외에 다양한 핀테크 기업 대표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공룡'이라면 핀테크 기업들은 '벌새' 같은 민첩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와 가상자산 거래소, 인터넷은행, 소규모 핀테크 기업 등 업권에 따라 목표가 각각 다르고 전략도 차이가 큰 편이었다.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올해 화두로 가상자산업권법 제정과 대체불가토큰(NFT)·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꼽았다. NFT 등은 국내외 경계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미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 준비할 계획이고, 지난해 베트남 간편송금·체크카드 사업에 진출해 300만명 고객을 확보한 토스는 올해도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 핀테크 기업 중에서는 해외송금을 간소화한 센트비가 영토 확장에 나선다. 상반기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하반기에는 호주와 캐나다에서도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 응답자 소속 기관(업권별 가나다순) 경남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수출입은행,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DGB대구은행, IBK기업은행, JB금융지주,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KDB산업은행, NH농협은행, NH농협지주, SC제일은행,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신한라이프,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BC카드, 하나캐피탈, 현대캐피탈, 삼성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한국거래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국제금융센터, 금융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생명보험협회, 서민금융진흥원, 손해보험협회, 신용보증기금, 신협중앙회, 여신금융협회, 예금보험공사,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 디셈버앤컴퍼니, 뱅크샐러드, 빗썸, 카카오페이, 코빗, 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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