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칼 몇 자루 샀다"…'백신 패스 지지' 佛의원들 살해 협박 받아
입력 2022-01-04 16:11  | 수정 2022-01-04 16:14
코로나19 백신패스에 반대하는 시위 /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는 '백신 패스' 못 받아
프랑스 의원들 "살해 협박은 용납 안돼"

프랑스가 '백신 패스' 제도를 입법화하려는 가운데 이를 지지하는 일부 의원들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시간 3일 BBC는 백신 패스 입법화를 찬성하는 프랑스 일부 의원들이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국민들이 식당, 영화관, 술집 등 공공장소에 방문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백신 패스'를 제시하도록 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법안에는 코로나19 음성검사 결과서를 보여주면 공공장소를 이용할 수 있는 백신 미접종자들의 선택권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즉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백신 패스'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최근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사람 등에게만 발급 되는 것입니다.

이를 지지하는 일부 의원들은 살해 협박 이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소수 정당인 아지르의 아녜스 피르맹 르 보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받은 협박 이메일을 게시하며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런 살해 협박은 용납될 수 없고 처벌 받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증오를 뿌리는 사람보다 강하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협박 이메일에는 "독재에 맞선 내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당신을 참수할 준비가 돼 있다. 이를 위해 칼도 몇 자루 샀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아녜스 피르맹 르 보도 의원은 살해 협박 이메일을 보낸 사람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백신 패스 도입 지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지난달 30일 프랑스 서부 낭트의 접종소에서 모더나의 COVID-19 백신을 접종한 후 관찰 기간 동안 기다리고 있다 / AP=연합뉴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소속의 바바라 베소 발로 의원도 살해 협박을 받고는 "살해 위협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가 벌이는 전투는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것이지, 자유에 대한 공격이 아닌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비판했습니다.

백신 패스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살해 협박을 잇따라 받자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해당 사실을 언급하며 백신 반대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제랄드 다르마닌 내무부 장관 역시 백신 패스 도입을 위한 표결을 앞두고 경찰이 의원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의회는 이번 주 표결을 통해 '백신 패스 제도 입법화'를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오는 15일부터 백신 패스 제도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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