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으로 잡았던 2만㎥ 크기 대형 액화수소운반선의 개발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액화수소운반선은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높은 선박으로, 조선 기술을 보유·선점하면, 독보적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오랜 기간 차별적 경쟁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서 사실상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하는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사진)의 말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을 필두로 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하는데, 그 중 김성준 원장은 5일(현지시간) '해양수소 밸류체인을 통한 에너지의 미래 변화상'을 얘기할 예정이다. 그의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최초의 대형 액화수소운반선의 조기 도입 시기를 언제(현재 2027년)로 제시할지 여부다.
김 원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수소운반선 건조가 어려운 건, 항해 도중 증발이 잘 되는 액화수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그러다보니 지금까진 혁신기술을 적용한 탱크나 비싸고 전기가 많이 들어가는 재액화장치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우리는 재액화장치 없이 운행하는 수소운반선 제작을 연구 중"이라며 "증발수소를 재활용해 액화천연가스(LNG)와 함께 사용하는 혼소엔진이나, 선박용 연료전지를 활용하면 된다는 식으로 발상을 바꿔 접근했다"고 밝혔다. 경제적·친환경적이고 안전한데다, 재액화장치 개발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수소운반선 상용화 시점을 당길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김성준 원장은 액화수소운반선과 더불어 수소경제가 활성화 되는 가까운 미래에 여러 첨단기술이 접목돼 만들어질 수소운반선의 모습도 소개한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사회 전환 과정서 새롭게 등장할 선박 건조를 선점, 세계 1위 조선소 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할 것"이라 자신했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액화수소운반선을 만들 수 있게 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주도하려는 해양수소 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8부 능선을 넘길 전망이다. 김 원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에너지 생산·처리·수송·플랜트 건설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부유식 풍력발전과 그에 연계된 그린수소 생산설비 플랜트, 그리고 수소를 운송하는 선박까지 연계된 해양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외 기업과 경쟁보단, 공동개발 같은 협력을 통해 가치사슬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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