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검사 한 번에 100만원?"…반려동물 진료비 과잉 청구 이제 못한다

"치료라도 되면 모르겠는데 이것 저것 검사하며 돈은 왕창 깨졌는데 아이가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수술도 안하고 소변 검사랑 피 검사만 했을 뿐인데 100만원을 내라는 곳도 있었다."
그간 동물병원 측의 진료비 자체 책정 등으로 인해 겪었던 이용자들의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동물병원 이용시 중대 진료에 대한 예상 비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동물병원이 고객에게 수술 등의 예상 진료비용을 미리 알리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 수의사법이 오는 4일 공포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동물병원은 진료비를 자율 책정해왔다. 또 동물병원별 진료항목 명칭과 진료행위, 진료비 구성방식 등이 달라 이용자가 진료 내용이나 진료비용 등에 대해 알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농식품부는 동물병원 측이 이용자에게 중대 진료의 예상 비용을 미리 고지하도록 하고 정부는 동물 진료에 관한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마련하도록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의사는 중대 진료를 하기 전에 진단명과 필요성, 후유증에 관해 이용자에게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 내용은 개정안 공포 시점부터 6개월 후 시행된다.
또 동물병원에서 중대진료를 하기 전 예상 진료비용을 사전에 고지토록 하는 내용과 동물병원 측이 진찰·입원·검사 등의 진료비용을 게시하고 이를 초과한 금액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은 공포 1년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만약 동물병원이 중대 진료에 관한 서면 동의, 예상 비용 고지 관련 조항을 위반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동물병원 측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비용을 게시하지 않으면 농식품부 장관이나 시장·군수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다.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법 공포 1년 후 농식품부 장관은 동물병원 측이 게시한 진료비용과 산정 기준 등의 현황을 조사해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또 2년 후에는 농식품부 장관은 동물 질병명과 진료 항목 등 동물 진료에 관한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마련해 고시해야 한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수의사법 개정을 통해 동물병원 이용자의 알 권리와 진료 선택권이 보장되고 동물의료 서비스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동물 관련 협회·전문가와의 논의를 거쳐 수의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 등 후속 조처를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