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준석-권성동 정면충돌…"윤사모 문자폭탄" vs "처음 듣는다"
입력 2022-01-03 13:34  | 수정 2022-01-03 14:01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휴대전화 번호 공개돼 문자 폭탄"
권 "사무총장이 그런 걸 어떻게 아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에게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두 사람이 정면충돌했습니다.

"권성동 '사무총장 의심하냐'…이준석 '사무총장이니까 확인해 달란 것'"

2021년 12월 13일 (왼쪽부터) 권성동 사무총장, 이준석 대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늘(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인 '윤사모' 커뮤니티 등에서 내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돼 문자 폭탄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자신의 부모 재산 내역을 입수한 정황도 언급하며 "범죄자를 색출해야 한다"면서 과거 국회의원 공천 심사 때 당에 제출한 대외비 자료가 당 사무처에서 흘러나간 것으로 의심하고 실무를 총괄하는 권 사무총장을 겨냥했습니다.

이에 권 사무총장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윤사모라고 하면 당 외곽 조직 같은데 사무총장이 그런 것까지 알기는 어렵지 않느냐"라고 부인했습니다.

이어 "제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라고 반발하다가 "확인해보겠다"라고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왼쪽부터) 권성동 사무총장, 윤석열 후보, 이준석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회의에서 윤사모에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을 색출하라고 했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 그게 어디서 나온 건가"라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회의 참석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당에서 빠져나간 게 아니라면 커뮤니티 등에서 개인정보가 돌아다니는 게 설명이 어렵다'라고 했고, 이에 권 총장은 '사무총장을 의심하는 거냐'고 했다가 이 대표가 '사무총장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사무총장이니까 확인해달라는 것'이라고 하자 '알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참석자는 회의 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와 권 사무총장이 부딪혀 일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며 "원팀 협력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라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국힘, 선대위 개편…이준석 "언론 이상으로 아는 것 없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번 충돌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현 국민의힘 내부 상황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시사했음에도 이 대표와 윤 후보 측의 물밑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히며 "국민 정서에 따르는 측면에서 선대위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드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본부장(총괄본부장단) 사퇴를 포함해 구조 조정도 해야 할 것"이라며 "일반 국민 여론이 선대위에 너무나도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왼쪽부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가 그 판단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물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선대위 개편과 관련해) 언론이 아는 내용 이상으로 아는 게 없다"며 "어떤 형태로 최종 귀결될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나 의사표시를 자제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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