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힌두사원서 기도하려 시신 밟고…" 인도, 최소 12명 압사
입력 2022-01-01 18:16 
1일 새벽 비슈노 데비사원에 인파가 몰린 모습.【AFP = 연합뉴스】

"사원 입구 중 하나에서 뭔지 모를 일이 벌어졌고, 나도 떠밀려 들어갔다. 사람들이 시신을 밟고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
인도 북부의 한 유명 힌두 사원에서 1일 새해를 맞아 수만명의 신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와중에서 최소 12명이 압사하고 10여명이 다쳤다. 사고를 목격한 신자 마헤시는 "나도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에서 넘어지기도 했지만 간신히 일어났다"며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인도 ANI통신, 인디아투데이 등은 이날 오전 2시 45분경(현지시간) 잠무-카슈미르의 바이슈노 데비(Vaishno Devi) 사원 주변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사원은 인도에서 가장 많은 신자가 몰리는 순례지 중 하나로, 매일 수만 명이 기도를 위해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본래 하루 10만명이 이 곳을 방문했으나, 당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방문자를 2만5000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새해 첫날 기도를 하려는 신도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한 목격자는 "사원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가 봤지만 이렇게 많은 신자가 몰린 것은 처음이었다"며 최소 10만명이 현장에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어 "어두운 곳에서 사람들이 넘어져 누구의 다리인지 팔인지 모르게 뒤엉켰다"며 "살아있는게 다행일 뿐,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떨린다"고 사고 상황을 전했다.

신자인 프리얀시는 전날밤 친구 10명과 함께 뉴델리에서 참배를 하러 사원에 왔다가 친구를 잃었다. 그는 "친구 두 명이 압사당해 숨졌다"며 "이런 사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3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즉각 사망자와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인파 해산과 함께 구조 작전을 벌였다. 기도를 하러온 신자들로 사원 외곽이 꽉 찬 상태에서 신자 간에 말다툼이 벌어져 서로 밀치고 몰려들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비슈노 데비사원에서 발생한 인명 손실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며 부상자들의 쾌차를 기원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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