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 마피아 카모라의 첫 여성 두목인 아순타 마레스카가 사망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악명높은 암거래상의 딸로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해 '푸페타'(Pupetta. 작은 인형)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마레스카가 86세로 사망했다.
그는 나폴리를 근거지로 마약 밀매와 갈취, 밀수 등을 자행하는 강력한 범죄조직 카모라의 첫 여성 두목에 올라 '레이디 카모라' 혹은 '범죄의 디바'로도 불렸다.
마레스카가 18세로 임신 6개월이던 1955년 당시 카모라의 두목 안토니오 에스포지토를 대낮 나폴리 거리에서 권총으로 쏴 죽였다. 에스포지토는 마레스카의 남편을 죽이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레스카가 직접 남편 사망에 대한 복수에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레스카는 살인 당시 현장에 공범이 있었다고 확신한 수사관들의 추궁에도 끝까지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직내 입지를 굳혔다.
마레스카는 1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아들 파스콸리노를 출산했으며 10년을 복역했다. 출소한 뒤 아들과 14년만에 재회한 마레스카는 평범한 삶을 살고자 나폴리에 옷가게 두 곳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곧 평탄한 삶은 산산조각나 버리고 말았다. 마약 밀매업자이자 무기상인 움베르토 암마투로와 쌍둥이를 낳고 살던 중, 감옥에서 낳은 아들 파스콸리노가 1974년 암마투로를 만나러 공사현장에 갔다가 실종되면서다.
마레스카는 암마투로가 카모라의 두목 자리를 탐내던 파스콸리노를 살해해 시멘트로 암매장했다고 의심했지만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마레스카는 쌍둥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암마투로와 헤어지지 않았다.
그는 1981년 라파엘라 쿠톨로가 카모라 조직에서 이탈해 만든 누오바 카모라의 조직원을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와 1982년 법의학자 알도 세메라를 죽인 혐의로 암마투로와 함께 구속기소됐지만 4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마레스카는 2013년 이탈리아의 한 민간 TV 채널이 제작한 젊은 시절 그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1955년에) 난 임신 중이었고 그는 권총을 든 손을 뻗으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며 "나를 죽이도록 그냥 놔뒀어야 했나"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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