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고소를 무기로 자기검열하게 만든다"…'설강화' 법적대응에 반발
입력 2021-12-31 11:33  | 수정 2021-12-31 11:34
사진 = '설강화' 스틸컷,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JTBC 법무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문 보내며
"비방과 날조된 사실, 강경히 대응할 것" 경고
이후 "시청자 비판할 권리, 고소로 입막음한다" 청원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JTBC 드라마 '설강화' 측이 온라인 커뮤니티 약 20여 곳에 공문을 보내 허위 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JTBC가 시청자의 비판할 권리를 고소로 입 막음 하려고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재됐습니다.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 드라마 설강화의 시청자 비판 의견에 대한 고소 공지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인은 "설강화 방영중지 청원 동의가 36만명이 넘은 오늘 JTBC에서 여러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지를 돌렸다"며 "JTBC는 시청자의 비판할 권리를 고소로 입 막음 하려고 한다. 36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드라마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을 폄훼, 안기부 미화에 동의한다고 했지만 이를 허위사실과 짜깁기 내용이라 치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남자 주인공 설정이 베를린대학교에서 대학원생으로 신분위장해 1987년 한국에 들어온 남파 공작원이다. '동백림 사건'이 떠오르는데 해명해 달라", "여주인공과 친구들이 남주인공(북한 간첩)을 운동권으로 착각해 숨겨주고 치료해 준 장면을 5회에서 여주인공 후회와 괴로움으로 퉁 치지 말고 사과하라", "안기부장의 '우리 회사 직원은 직원 목숨보다 국민 목숨을 보호해야 한다'는 딸을 걱정하는 마음을 숨기기 위한 대사라고 했는데, 안기부장이 언제부터 인간적이고, 부성애 있는 모습이었느냐" 등 해명 요구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 "JTBC는 고소라는 것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자기검열하게끔 만든다"며 "시청자들이 제기한 의문에 대해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설강화는 역사왜곡 드라마가 아니다'라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설강화' 포스터 / 사진 = JTBC


앞서 JTBC 법무팀은 지난 30일 클리앙, 뽐뿌 등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드라마 설강화 관련 허위사실 유포 중지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 메일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JTBC는 "콘텐트 제작 및 편성에 있어 창작의 자유와 독립성을 핵심 가치로 추구하며, 콘텐트에 대한 건전한 비평과 자유로운 해석 등 콘텐트 소비자의 권리 또한 마땅히 존중한다"면서도 "최근 설강화에 대해 실제 드라마 내용과 다른 허위 사실과 근거 없는 비난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며 "제작 초기 시놉시스가 유출되고 줄거리를 짜깁기한 악의적인 편집물이 유포되었고, 현재까지도 명백한 허위 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여론을 오도하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본 드라마의 설정과 무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날조된 사실에 대해서는 강경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설강화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한 과도한 인신 공격을 자제 부탁드린다"고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한편, JTBC는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총 9가지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아래는 JTBC 측이 반박한 내용입니다.


1. 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참여한다).
- 1~16회 통틀어 해당 내용 없음

2. 간첩이 학생운동가로 변장해 운동권에 잠입한다.
- 1~16회 통틀어 해당 내용 없음

3. 운동권 대학생과 간첩의 사랑 이야기다.
- 여자 주인공(영로)은 운동권 학생이 아님

4. 간첩과 민주화 운동(5.18, 6월 항쟁 등)을 연관 지어 역사를 왜곡했다.
-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제작되지 않았으며, 민주화 운동을 다룬 역사물이 아님
- 간첩의 등장은 대선공작을 위해 남측 정부가 북한을 끌어들였다는 설정에서 나온 것
- 민주화 운동을 간첩 활동의 배경으로 삼지 않음

5. 성당을 간첩 접선 장소로 연출해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깃든 '명동성당'을 폄하했다.
- '설강화' 4회에 등장하는 고해성사 장면 촬영 장소는 명동성당이 아님
- 간첩이 남측 유력인사(한이섭 교수)를 협박하기 위해 찾아가 잠복한 것이고, 양방 합의된 접선이 아님
- 교수는 고해성사를 위해 방문, "고해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라는 대사로 드러남
- '임수호가 한이섭을 고해실로 불러 포섭하는 장면' 혹은 '접선 장소'라는 표현은 명백한 허위

6. 안기부장 "우리 회사 직원은 직원 목숨보다 국민 목숨 보호해야 한다" 발언은 안기부 미화다
- 인질극 상황에 과거 연인인 동료를 구하려는 안기부 직원의 돌발 행동(사격)에 이어진 대사
- 여자주인공(영로) 아버지로 등장하는 안기부장이 딸에 대한 걱정을 숨기기 위해 하는 말

7. 중국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 텐센트의 입김이 작용했다
- 특정 콘텐트에 대한 투자가 아니며, 투자처는 제작방향에 전혀 개입하지 않음
- 텐센트, JTBC 스튜디오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00억원 투자(2020년 12월 29일)
- 투자 계약은 대본제작이 완료되고 촬영이 개시된 이후임(캐스팅 2020년 6월, 대본리딩 2020년 10월 5일, 첫 촬영 2020년 11월 2일)

8. 중국 자본의 영향으로 해당 시대 흔치 않았던 '마작' 장면을 넣었다
- 7과 같이 중국 자본과 무관, 마작은 조선시대 일본을 통해 국내에 유입·전파되었음
- 1980년대 법조계·정계 등 마작을 즐기던 계층이 존재했음

9. 제목 '설강화'는 중국식 표기이다
- '설강화'는 수선화과 식물로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된 추천명
- 국명 설강화, 영문명 Snowdrop('우리식물 주권 바로잡기' 추진 결과물 : 국가표준식물목록)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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