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900만명(2020년 말 기준)이 가입한 '국민보험'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보험료 인상률이 빠르면 내일께 발표된다. 가입 시기에 따라 9~16%정도 보험료가 오를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9~16%인 인상폭은 연간 기준이기 때문에 내년에 3~5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보험료 갱신기간이 도래한 수백만명의 인상률은 50%를 넘나들 전망이다. 개인 여건에 따라 2배 이상 치솟은 가입자도 나올 수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오는 29일 열리는 건강보험·실손보험 협의체 연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내년 실손보험료를 9~16%선으로 인상하는 안을 두고 최종 협의 중이다. 이에 따라 1·2세대 실손보험은 2019년 이후 4년동안 연평균 9.9% 이상의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보험료 갱신기간에(3~5년)에다 연령 인상분(1세 당 3% 포인트)까지 감안하면 가입자가 실제 체감하는 보험료 상승은 40~5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판매된 3세대 실손보험은 1·2세대와 달리 보험료 인상은 없지만 '안정화 할인 특약'이 사라진다. 이 특약은 1·2세대 보험료를 두 자릿수로 올리는 대신에 한시적으로 3세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이 특약이 종료되면서 사실상 8.9%의 보험료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앞서 보험업계는 1·2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등을 감안해 25%정도 인상이 필요하다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15% 수준에서 인상률을 억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실손보험 관련 의견 제시를 한 건 맞다"면서도 "아직 협의 중이어서 구체적인 수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가입 시기와 갱신·나이 등에 따라 보험료 인상 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를 종합해 계산한 뒤 최종적인 실손보험료 인상 공지를 조만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2700만명, 3세대 가입자는 약 800만명에 달한다. 실손보험료는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4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기준 1세대 실손보험료는 평균 17.5~19.6%, 2세대 실손은 11.9~13.6%씩 올랐다. 3세대 실손(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은 보험료가 동결됐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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