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상자산 업계는 그 어떤 해보다 다양한 이슈로 가득했다.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가 시가총액 9조를 달성하며 P2E(Play to Earn) 시대를 열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5대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인수하는 등 가상자산 업계가 다방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올해 국내외를 달군 가상자산 업계 이슈를 시간 순으로 돌아본다.
◆ 3월, 테슬라 전기차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 채택
테슬라가 올해 3월 비트코인으로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통해 "올해 말에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BTC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환경문제를 빌미로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다. 최근 들어 머스크는 도지(DOGE)코인 역시 결제에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가상자산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 3월, 금융위원회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국내에선 3월 25일부터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원화 입출금 기반의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국내 사업자는 은행과 연결된 입출금 계좌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특금법은 그동안 회색지대에 위치했던 가상자산 산업을 양지로 끌어들이는 첫 발걸음이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 4월, 코인베이스 나스닥 상장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중 첫 번째 제도권 증시 상장이다. 외신들은 코인베이스 상장을 "암호화폐 시장이 주류에 편입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해석했다. 상장 첫날 코인베이스는 328달러(36만5884원)로 시초가 대비 약 52.4% 높은 수준으로 장을 마감하며 가상화폐를 향한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 4월, 은성수 금융위원장 가상자산 규제 발언
같은 달 국내에서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은성수 금융위워장의 발언을 두고 열띤 설전이 오갔다. 이날 은 위원장은 가상자산을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고 규정하며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은 금융당국을 비롯한 규제기관에서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성을 고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시장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 5월, 중국 암호화폐 채굴 & 거래 금지
올해 5-6월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됐다.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자본시장 불법행위로 인식하겠다며 집중 단속에 나섰다. 당국의 완고한 입장에 따라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Huobi) 역시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위안화 발행하는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시장을 고사시킨 뒤 그 자리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로 채우겠다는 의지로 분석하고 있다.
◆ 6월, 주요 거래소 코인 상장폐지 논란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앞두고 국내 코인을 대규모 상장폐지 시켰다. 특히 1위 거래소 업비트의 경우 6월에만 24종의 코인을 퇴출시키며 투자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 8월, 국내 3사 가상자산 거래소 트래블룰 합작법인 CODE 출범
올해 8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3사(빗썸, 코인원, 코빗)이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코드(CODE)를 설립했다. 당초 업비트도 함께 코드 설립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독자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며 도중 탈퇴했다. 업비트는 람다256이 개발한 '베리파이바스트'를 사용 중이며 코드는 블록체인 기반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양측은 각사가 개발한 트래블룰 솔루션의 효용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 9월, 엘살바도르 비트코인(BTC) 법정화폐 공식 채택
엘살바도르가 9월 7일 BTC를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일을 'B-데이(비트코인 데이)'라고 명명했다. BTC의 첫 법정화폐 채택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금융 취약계층에 새로운 접근성을 부여했다"는 입장과 "변동성이 큰 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만큼 혼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엇갈렸다.
◆ 10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
10월에는 다양한 이슈가 있었다. 이달 미국SEC가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지난 2013년 제미니거래소의 창립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후 7년 만에 거래가 허용된 것이다. 당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BTC 선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BTC를 비롯한 각종 암호화폐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BTC 선물 ETF는 상장 첫날 4% 이상 오르며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 10월, 엑시 인피니티 시가총액 9조 달성…'P2E 전성시대'
같은 달 블록체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가 NFT와 P2E(Play to Earn) 트렌드에 힘입어 시가총액 9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코인 중에선 시가총액 20위권으로 껑충 뛰었다. 올 한해는 엑시 인피니티를 선두로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미르4 등 P2E 개념이 접목된 게임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 10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빗썸 사내이사 선임
국내에서는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가 빗썸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기존 게임 산업과 암호화폐 산업의 시너지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위메이드는 비덴트에 총 800억원을 투자하며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위메이드 뿐만 아니라 ▲NC ▲NXC ▲게임빌 등 유명 게임업체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손을 내밀며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 11월, BTC 최고가(All time high, ATH) 경신
올해는 비트코인(BTC)의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거래된 한 해다. 11월 9일 빗썸 기준 BTC는 개당 8247만7000원에 거래됐다. BTC는 지난해부터 상승장을 이어왔으며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분기에 접어들며 숨고르기에 접어든 BTC는 3분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며 11월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 11월, 두나무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
국내 자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인수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구조상 '을'일 수밖에 없던 거래소가 금융지주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새로운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나왔다. 이와 반대로 최근 지방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기업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취득을 향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에 이어 2022년에도 M&A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 지분 투자가 주요 관전요소로 꼽힐 전망이다.
◆ 12월, NFT 폭등…버블 혹은 혁명
글로벌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가 대표적인 NFT 프로젝트 BAYC와 손을 잡았다. 올해는 NFT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월 디지털 예술가 비플(Beeple)의 NFT 작품이 785억원에 낙찰되며 NFT 투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현재 수집형 NFT를 대표하는 프로젝트로는 ▲크립토펑크 ▲BAYC ▲이더락 등이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NFT 기술을 활용한 예술 사업이 이제 막 첫 발을 떼었으며 활용성이 무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12월,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소위 통과
국내에서는 12월 여야가 국회 소위에서 가상자산 수익 과세 유예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가상자산 과세 시기는 2023년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더 늦춰지게 됐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두고 업계에선 이견이 엇갈렸다.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이 강행되는 코인 과세가 시장의 혼란과 탈세 시도를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모으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상반된 견해가 나오고 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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