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5000억 원 들인 '아베 마스크' 폐기…보관비만 93억
입력 2021-12-22 13:43  | 수정 2022-03-22 14:05
"연내 폐기"…재고 중 15%가 불량품

일본 정부가 약 5천억 원을 투입했던 '아베 마스크'를 결국 올해 안에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오늘(22일) 일본 민영방송 TBS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어제(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 마스크(아베 마스크) 재고를 희망하는 분에게 배포하고 (나머지는) 올해 안에 폐기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정부가 천 마스크를 전 국민에게 배포하기로 한 뒤 제조‧유통이 회복돼 이제 마스크 부족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떨쳐냈다"며 "5억 장이 넘는 고성능 마스크를 비축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4월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마스크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97억 엔(약 5,1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천 마스크를 제작했습니다.


그러나 마스크에서 벌레 등 이물질이 나오는 문제가 발생하자 국민들은 이를 외면했고, 결국 올해 3월 기준 배포된 2억 8,700만 장 중 8,300만 장이 재고로 남았습니다. 이는 약 115억 엔(약 1,200억 원)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복지시설 등에 배포하려고 했으나 현장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처분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마스크 보관 비용으로만 6억 엔(약 62억 6천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올해에도 마스크 보관 비용에 최소 3억 엔(31억 3천만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큰돈을 들였음에도 마스크 재고 중 15%가 불량품이기에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4일 '아베 마스크' 관련 질의에 "반성할 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해 아베 전 총리와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본 누리꾼들은 아베 마스크와 관련해 "아베 전 총리가 매입하도록 하라", "추가 배포에 다시금 세금을 들이는 일은 인정할 수 없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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