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가 급등했다. 전날 수도권 지역에 쏟아진 폭설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고 교통체증이 빚어지면서다.
19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 따르면 이날 해당 앱과 제휴한 일부 가게 배달비는 평소보다 2~3배부터 많게는 10배까지 뛴 상태다.
눈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전날은 배달비가 더욱 크게 올랐다. 건당 2500원이던 배달비가 1만원 이상 뛴 것은 예사였고 쿠팡이츠 일부 지역에선 2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전날 오후 수도권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린 눈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30분을 기점으로 서울과 인천, 수원 등 경기 14곳에 대설주의보를 발효됐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cm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19일 배달의민족 한 지역의 배달비 현황. 평소 1000원이던 배달비가 8배 뛴 8000원까지 올라있다. [사진출처 = 배달의 민족 캡처]
빙판길로 변한 도로 사정 탓에 비탈진 곳에선 차량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오토바이 등을 이용한 배달이 어려워지면서 도보 배달로 전환하는 가게가 늘었다. 배달원이 부족하자 배달비도 덩달아 급등한 것이다.배달의민족 등에선 배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도 띄웠고 일부 가게는 배달 서비스를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전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기상 악화 및 주문량 증가로 배달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고 요기요는 일반 배달보다 빠른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전날 오후 4시경 요기요는 "많은 눈으로 인해 도로 제설작업이 충분치 않아 많은 곳이 결빙돼 있다. 라이더 분들의 안전이 위험하다 판단돼 (요기요 익스프레스) 주문을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걸어서 10분 거린데 배달까지 3시간 걸렸다" "차라리 직접 받아오는 게 빠르겠다" "이런 날에는 차라리 시켜먹지 않는 것이 낫다" "배달원분들 고생하는 건 알겠는데 음식이 다 식어어 왔더라"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서모(33)씨는 "어제 오후 5시경 치킨을 시켰는데 가게에서 전화가 오더니 라이더가 없어 배달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직접 찾으러 갔다"며 에피소드를 말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 관련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잠시 주문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송 지연 사례를 불평하기보다는 이들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다.
한 온라인 카페 회원은 "배송 준비중이라 취소를 할 수 없어 못했는데 밤 늦게 배송 기사분께서 다녀가셨다. 미안하다"며 "기사 분들이 안전하길 바란다"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당장 먹을 것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어젯밤 주문을 취소했다"며 "모두 기사 분들의 안전을 위해 주문을 다른 날로 변경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권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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