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없어 연관된 현상이라 말하기 어려워"
14일 오후 5시 20분쯤 서귀포서 4.9 규모 지진
14일 오후 5시 20분쯤 서귀포서 4.9 규모 지진
어제(14일) 오후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지진 발생 30분 전 하늘에서 지진운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이론적으론 가능하나 과학적 전조 현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어제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이거 지진운이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기상청 발표 기준 제주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30여 분 전인 오후 4시 51분에 작성됐습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도 "구름이 특이하길래 찍었는데 이게 지진운이었네"라는 내용과 함께 위 게시글과 비슷한 모양의 '양떼' 모양 구름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실제 지진 전조 현상으로 지진운이 관측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지진운을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14일 오후 지진운을 언급한 커뮤니티 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중앙일보를 통해 "지진운은 이론적으로는 설명이 되는 현상"이라면서도 "지진운을 관측하는 것이 지진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일관성이 없어 지진과 연관된 현상이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홍 교수는 지진운의 이론적 배경에 대해 "(지진이 발생한) 단층대에 힘이 누적되면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단층 면을 따라서 전하가 정렬된다"며 "단층대에 전하가 정렬되면 그에 의해 대기 중의 전하도 따라서 정렬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어떤 경우에는 모두 플러스, 혹은 모두 마이너스로만 정렬되기도 한다"며 "중요한 것은 (단층대에 힘이 가해진 뒤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하가 섞이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기 중 전하가 단층대의 전하를 따라 정렬하면서 구름의 형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지진이 날 때마다 지진운이 관측되는 것도 아니고, 지진이 없이도 지진운과 비슷한 구름이 관측되는 등 뒤죽박죽이기에 지진운을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과학적으로 인정하긴 어렵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 이틀 전에도 지진운을 언급한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한편, 지진운 외에도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사람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현상인 굉관이상현상으로 갑자기 우물물이 넘치거나 지하수위의 급락,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 등이 언급되곤 합니다.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부산·울산 지역의 가스 냄새와 해운대 해수욕장 개미떼 이동, 구름 모양 등을 두고 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