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없애면 가만히 안 있을 것"
고(故) 김용균 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을 하다 24세라는 이른 나이에 숨진 지 정확히 3년이 흘렀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위험의 외주화를 종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김용균 씨 어머니에게 위로를 건넸지만, 김 씨 모친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거론하고 '주 120시간' 발언을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고(故) 김용균 씨 모친이기도 한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은 오늘(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라는 게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한 비판을 가감 없이 쏟아냈습니다.
김 이사장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중대재해처벌법 없애겠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다"며 "국민 72%나 찬성한 법인데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없애겠다고 하는데, 저희는 정말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윤 후보가 한 말씀이 근로시간 주 52시간제인데 120시간까지 늘려서 일 많을 때 바짝 일 시키고 일 없을 때 안 시키겠다고 했는데, 이런 말은 결국 노동자들을, 과로사로 지금도 많이 죽고 있는데 더 많이 죽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앞서 경기 안양에서 '롤러 압사'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윤 후보가 "간단한 실수 하나가 정말 비참한 사고를 초래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김 이사장은 "노동자가 실수할 수 있는 건, 누구나 다 사람인 이상 실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안전 조치를 안 한 것에 대한 언급은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나 윤 후보나 노동 안전에 대해서 그리고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어서 얼마나 힘들게 살고 괴롭힘 당하고 살고 있는 지 이것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6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김 이사장은 전날(9일) 저녁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같은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롤러 압사' 사고에 대한 윤 후보의 발언에 김 이사장은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분노했다"며 "그 실수함에도 안전 조치에서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할 의무가 기업한테 있고 정부한테 있는 건데 이걸 오히려 노동자가 잘못해서 죽었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점이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습니다.
'주 120시간' 발언에 대해서도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꾸준하게 월급이 들어와야만 생활이 되는데"라며 "저는 정말 이 사람이 우리를 대변해서 일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법 공부만 하고 여태까지 살아온 사람이 노동자의 아픔이나 이런 걸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근로자 3명이 사고로 사망한 경기 안양시의 한 도로포장 공사장을 긴급 방문,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고(故) 김용균 씨 사망 3주기를 맞아 논평을 내고 "김용균 님을 비롯해 생업의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모든 분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죽어서도 편히 눈감지 못했을 김용균 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아프다"고 전했습니다.
또 "누군가의 아들딸, 누군가의 형제자매, 누군가의 부모는 오늘도 열악한 현장에서 목숨을 담보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위험의 외주화' 또한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안전한 세상, 적어도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위험의 외주화를 종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회가 제대로 바뀌어 남아있는 사람들 목숨 지키는 데 노력하고 힘써 달라던 김용균 님 어머니의 절절한 외침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