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술 좋아하는 중·장년층, 연말 지방간·통풍 주의보!
입력 2021-12-09 21:08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또 다시 모임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회복)'로 연말 모임이 부쩍 잦아졌다. 오랜만에 만난 연말 회식에는 음주 역시 빠지지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시는 한국인의 간은 늘 피로하다.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소주 반병 이상을 일주일 동안 계속해서 마시면 일시적인 지방간 현상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40~50대 중년층은 알코올로 인한 지방간과 통풍의 발병률이 특히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20년)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53%가 40~50대였으며, 통풍은 45%로 나타났다.
인천힘찬종합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숙 과장은 "알코올이 몸안으로 들어오면 대사 과정을 거치는데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물질로 분해된다"라며 "이것은 이어지는 대사 작용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지방산으로 전환된 후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되어 지방간을 유발하고, 염증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로 인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된 것을 말한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알코올성 간염 및 가장 심한 형태인 간경변으로 악화돼 발열, 황달, 복통, 심한 간 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약 40%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는데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간암 발생률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중장년층이 알코올성 지방간을 주의해야 하는데, 실제 2020년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치료받은 환자(2만 7,035명) 중 40대와 50대가 각각 6,460명, 8,090명으로 가장 많았다. 50대는 20대(1,103명)와 비교했을 때 7배 이상, 30대와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의 초기 상태인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되므로 가능하면 빨리 끊는 게 좋다. 만약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음주량을 줄인다면 간 손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금주를 실천하기 어렵다면 술 마시는 횟수와 주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영양부족 사태에서는 술로 인한 간 손상이 더욱 심해지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로는 지방 섭취를 줄이는 대신 단백질 및 식이섬유 섭취를 늘린다. 1주일에 소주 2병이상 마시는 중년의 경우 비만 및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병원에서 알코올성 지방간 검사와 정기적인 간 수치 관리가 필요하다.
맥주를 들이켜는 남성들 중에 엄지발가락이 퉁퉁 붓고 열과 함께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통풍이라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통풍은 체내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하면서 관절 활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통증이 심하고, 붓는 증상이 생긴다. 음주, 과식, 심한 운동 후 통증이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며 자주 재발하는 양상을 보인다. 매일 2잔이 넘게 맥주를 마시는 남성은 통풍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 환자 역시 음주량이 많은 40~50대 남성의 비율이 42%로 눈에 띄게 높았는데, 특히, 40대 환자 수(10만 7,567명)를 비교했을 때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산은 퓨린이 대사하면서 생기는 산물로 정상적인 농도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체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 요산 결정이 관절 연골이나 힘줄, 주변 조직에 침착해 염증을 일으킨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서동현 병원장은 "통풍 같은 경우에는 증상이 주로 발 쪽에 생기는데, 두 발로 걸어 다니기 때문에 혈액 속에 있던 요산이 쌓일 때 아래쪽에 있는 발가락, 특히 엄지발가락부터 쌓인다. 그 다음 발등, 발목, 뒤꿈치에 쌓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올라와서 무릎, 어깨, 팔꿈치, 손가락, 심하면 귀에도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통풍을 방치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하는데 이때부터 관절 뿐만 아니라 혈관, 신장 등에 요산이 쌓이면서 전신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통풍은 관절 활액을 뽑아 요산 결정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데,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요산 강하제는 통풍 재발을 막고 적정 요산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복용하지만, 환자의 체질 및 약제의 종류에 따라서는 약물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꼭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금주하는 것이 중요한데, 알코올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려던 요산을 다시 잡아서 혈액으로 돌려보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의 호프라는 주 성분에는 퓨린이 많기 때문에 통풍 환자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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