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실련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 집값 두 배 올라"
입력 2021-12-08 15:28 
문재인 정부 서울아파트 11만5천 세대 시세변동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 / 사진 = 경실련 유튜브 캡쳐
"30평형대 아파트 3.3㎡당 평균 2,248만 원 하락해야 '원상회복'"
"여전히 정부 통계 믿을 수 없다…앞뒤 안 맞아"
"현 정부 임기 내 취임 이전 수준 복귀 불가능할 듯"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두 배 넘게 올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문재인 정부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3.3㎡) 2,061만 원이었다. 4년 반이 지난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2,248만 원(109%)이 올라 4,309만 원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30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6억 2천만 원에서 12억 9천만 원으로 약 6억 7천만 원이 오른 셈입니다. 원래 가격의 두 배를 조금 넘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당(3.3㎡)시세 변동 / 출처 = 경실련

경실련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 때 있었던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한 가격상승이 있었는데 원상회복해야 한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문제 삼았습니다. 당시 '원상회복'은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이전 수준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당시 발언 전후 서울 아파트값 월평균 상승액을 비교한 결과 2017년 5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2개월 동안 30평형 아파트값은 52% 수준인 3억 2천만 원 올랐고, 발언 이후인 2020년 1월부터 20201년 11월까지 22개월 동안은 37%에 해당하는 3억 5천만 원 상승했습니다. 금액으로만 따지면 '원상회복' 발언 이후 오히려 더 많이 오른 것입니다. 2021년 한 해 상승액은 1억 8천만 원입니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집권기간 내에 집값이 '원상회복' 되려면 6억 7천만 원, 3.3㎡당 2,248만 원 하락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으며 "남은 기간 동안 하락 안정세"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실련은 또 정부통계의 신뢰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그동안 경실련은 정부가 핵심통계로 활용하는 부동산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국민은행 통계나 자체 시세조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다며 '거짓통계'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경실련에 따르면 부동산원의 서울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누적증감률은 22.4%로 연평균 5.0% 상승에 그쳤지만, 평균 매매가격의 누적증감률은 72.8%, 연평균 16.2%로 매매가격 지수는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해당 기간 평균 매매가격은 취임 초 5억 7천만 원에서 지난 10월 기준 11억 4천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출처 = 경실련

아울러 지수와 매매가격의 월간 증감률을 비교한 그래프를 제시하며 "지수가 큰 변동 없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매매가격은 2017년 12월, 2019년 1월, 2020년 1월, 2021년 7월 등 4차례 크게 상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점에는 모두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표본 재설계 및 보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표본조정 때마다 매매가격이 급상승하는 현상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수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은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출처 = 경실련

앞서 부동산원은 통계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 7월 주택가격동향조사 표본 수를 크게 늘린 바 있습니다. 민간기업 조사보다 표본 수가 적다는 비판이 일자 주간조사 표본은 9400호에서 3만 2천호로 3.4배 늘렸고, 월간조사 종합 표본은 2만 8360호에서 4만 6170호로 1.6배 늘렸습니다. 월간 아파트 표본은 1만 7190호에서 3만 5천호로 2배가량 확대했습니다. 투입되는 예산규모도 60억 원에서 127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경실련은 "정부는 부동산 통계 신뢰도를 향상시켰다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정부 통계를 믿을 수 없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통계수치로 볼 때 표본확대는 예산 낭비에 그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통계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현실을 반영하지도 못할뿐더러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아파트값 상승으로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기간은 문재인 정부 취임 초보다 2배로 늘어났다고 경실련은 지적했습니다. 노동자 평균 연간 급여가 취임 당시 3,096만 원에서 2021년 3,444만 원으로 348만원(11%) 늘어나는 동안 아파트값은 임금상승액의 192배인 6억 7천만 원(109%) 늘어난 데 따른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초 30평형 아파트가 6억 2천만 원, 노동자 연간임금은 3,096만 원인 경우를 가정하면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았을 때 20년이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11월 기준 아파트값 12억 9천만 원, 노동자 연간임금 3,444만 원을 가정하면 38년 동안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서울에 내집 마련이 가능합니다. 20년에서 38년으로 내집 마련 기간이 18년 늘어난 것입니다. 사실상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수는 없으므로, 급여만 가지고는 평생 번 돈으로 집 한채 마련하기가 어렵게 된 셈입니다.
출처 = 경실련

경실련은 ▲ 토지임대 건물분양·장기임대 등 100% 공공주택으로 공급 ▲ 민간개발 개발이익 환수율 50%로 상향 ▲ 선분양시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 투기조장 세제 완화 중단 ▲ 재벌·부동산부자 보유 비주거용 빌딩 공시지가와 세율 인상 ▲ 집값상승 부추긴 홍남기 부총리 경질 ▲ 부동산 통계 표본 투명하게 공개검증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에 정부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이 내려가는 일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근본대책을 추진하고 대선후보 등 정치권이 노력하면 집값거품 제거에 영향을 주고, 다음 정권에서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집값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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