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측, '존경하는 박근혜' 표현 논란에 "단순 수사" 해명
입력 2021-12-06 09:32  | 수정 2021-12-06 09:56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박근혜 전 대통령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보수 유권자 의식" vs "통상적 표현"
누리꾼들 갑론을박에 진화 나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그간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왔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이라는 수사를 붙인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이 후보 측이 "단순한 수사였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최근 이 후보의 전북 유세에 동행한 홍정민 선대위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존경하는 박근혜' 표현과 관련해 "정치인들은 크게 싸운 상대에 대해 통상 '존경하는'이라는 말을 붙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홍 대변인은 "'감옥 간 박근혜' 이렇게 말하면 무례한 것 아닌가"라며 "그래서 일반적인 표현을 앞에 붙인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3일 전북 전부에서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때 한 청년이 '5년 전 전북 익산 유세 때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연호하는 모습이 종교 단체 같았다. 그런 것을 원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원한다기보단 정치인들은 지지를 먹고 산다. 위축될 때 누가 이름을 연호해주면 자신감이 생기고 주름이 쫙 펴진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도 대통령 하다 힘들 때 대구 서문시장을 갔다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이 후보가 해당 발언이 있기 하루 전인 2일에도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아무런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으며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정치인이 정치적 견해가 전혀 다른 정치인에게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그 무엇인가를 누르기 위한 것"이라며 "일반인이 말귀를 전혀 못 알아듣는 상대를 앉혀 놓고 말을 시작할 때 내뱉는 한숨과 비슷하다"라고 두둔했습니다.

이어 "정치인이 국정농단으로 감옥에 가 있는 정치인에게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고 진짜로 존경하는 것인 양 받아들이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 후보는 최근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우호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일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듯, 이재명 정부는 '탈 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언급의 여파인지 최근 이 후보는 '보수 표밭'이라고 일컬어지는 TK(대구·경북)에서 28%의 지지율을 얻기도 했습니다.(지난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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