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모처럼 따랐는데"…10대 자매 '그루밍 성추행' 목사 징역 6년
입력 2021-12-04 10:00  | 수정 2021-12-04 10:43
서울동부지법 / 사진 = 연합뉴스
피해자 자매, 수년뒤 서로 피해 사실 알게 돼 뒤늦게 신고
법원 "피해자 협박하는 등 고통 가중하고 피해 회복 위한 노력 없었다"

10대 자매를 상대로 이른바 '그루밍'(길들이기)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목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그제(2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습니다.

A씨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자신이 목사로 재직하던 서울 소재 한 교회 목양실 등에서 당시 10대이던 자매에게 치료를 빙자해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피해자들은 해당 교회를 떠나고 수년이 지나 대화를 나누던 중 상대방도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알게 돼, 뒤늦게 수사기관에 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사건 이후에도 자매가 자신과 식사를 하고 여행을 다니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피해 사실을 밝힌 것도 비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위증이나 무고로 처벌받을 가능성까지 감수하며 A씨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A씨를 부모처럼 따르고 목사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며 "친척들과 함께 교회에 소속돼 A씨를 목사로서 깊이 신뢰하고 A씨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였음을 고려하면 범행 직후 신고하지 못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A씨의 지위나 범행 방법 등을 고려해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들과 그 모친을 협박하는 등 고통을 가중했으며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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