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윤석열이 꿈꾸는 사회는 과로사회냐"
강민진 "노동 하나도 모르는 '노알못' 기득권"
윤석열 측 "문단을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한 것 뿐"
강민진 "노동 하나도 모르는 '노알못' 기득권"
윤석열 측 "문단을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한 것 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번에는 '주 52시간제 철폐' 발언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윤 후보가 꿈꾸는 사회는 과로사회냐"고 쏘아붙였고,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제발 한 번만 손에 물 묻혀가며 노동을 해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윤 후보 측은 '오해'라는 입장입니다.
도마에 오른 윤 후보의 발언은 전날(30일) 윤 후보가 충북 청주의 한 2차 전지 관련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윤 후보는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로 인해 애로 사항이 크다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말을 듣고는 "중소기업의 경영 현실을 모르고 탁상 공론으로 만든 제도들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말씀으로 제가 받아들였다"며 "비현실적인 제도 등은 다 철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발언 이후 윤 후보가 주 52시간제에 대한 철폐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한 겁니다.
그러자 윤 후보 측 김은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윤 후보의 발언은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자의 의견을 듣지 않는 일방통행식 탁상공론 제도를 차기 정부에서 지양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다음 정부에선 현장과 괴리된 여러 제도를 철폐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린 것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주 52시간제를 철폐하겠다는 말은 문단을 하나의 문장으로 임의로 압축한 것일 뿐, 후보가 직접 발언한 취지와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 교보타워에서 열린 '박용진의 정치혁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용진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를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용진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주 120시간 노동'과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라는 발언으로 국민들 억장 무너지게 해 놓고,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을 반대하고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을 철폐하겠다며 연이틀 무지한 반(反)노동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가 꿈꾸는 사회는 '과로사회'냐"고 비꼬았습니다.
박 위원장은 "현행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제도는 1주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와 더불어 탄력적, 선택적, 재량간주 등 기타 유연근무시간제도의 두 축으로 돌아간다"며 "이 제도의 밑그림은 1년여 간의 진통 끝에 문재인 정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사정 합의로 어렵사리 탄생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과로사 인정 요인 중 하나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 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인데, 근무 일정을 예측하기 어렵거나, 휴일이 부족하거나, 정신적으로 긴장 상태가 심해지면 1주 평균 근로 시간이 52시간만 초과해도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한다"며 "윤석열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과로 사회로 가는 문이 열린다. 그야말로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질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윤 후보님께 부탁이 하나 있다. 제발 한 번만 손에 물 묻혀가며 '노동' 한 번 해보라"며 "러고 나서, 최저임금을 철폐하겠다느니 52시간제를 없애겠다느니 하는 헛소리를 할 테면 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52시간제 조차 없다면 윤 후보 말마따나 120시간 씩 노동하게 될 그 처지를 한번이라도 경험 해보라"며 "사람이 좀비가 되고, 영혼까지 빨아 먹히는 듯한 장시간 노동이라는 게 정말 어떤 건지 느껴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강 대표는 "얼마 전에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문제에 부정적 의견을 내셨다"며 "윤 후보는 결코 모를 것이다. 노동법 밖으로 밀려난 350만의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어떤 설움을 삼키며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지"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윤 후보는 노동을 하나도 모르는 '노알못' 기득권"이라며 "대한민국을 노동 지옥으로 만들 요량이라면, 모든 서민과 노동자들을 위해 이제 사라져 달라.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측 이연기 공보 특보 또한 "후보는 대충 내지르고 대변인은 변명해주느라 연일 바쁘다. 대변인이 아니라 '변명인'인가"라며 "처음 하는 말도 아니므로 윤 후보 소신으로 보이고, 정확히 알아들었다. 기업이 노동자들을 맘껏 부릴 수 있게 하겠다는 후보의 분명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말이니 더는 변명이 필요 없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저녁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시장 한 음식점에서 열린 상인들과의 삼겹살 방담회에서 한 상인이 건넨 쌈을 먹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윤 후보는 이날(1일) 이와 관련해 "오해"라며 "중소기업인들의 애로 사항을 기탄 없이 들었고, 다양한 의견을 마무리 발언에서 정리하고 '향후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한 정책을 입안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