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계열사에 910억 부동산 '무상담보' 제공 고려제강 SYS홀딩스 23억 과징금
입력 2021-12-01 13:56 

고려제강 그룹의 SYS홀딩스가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계열사 SYS리테일에 1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액의 부동산 담보를 무상 제공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1일 공정위는 SYS홀딩스가 SYS리테일에 무상으로 부동산 담보를 제공해 대규모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23억68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SYS홀딩스에 7억4500만원, SYS리테일에 16억23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YS리테일은 자신이 소유한 30건의 부동산을 SYS리테일에 담보로 무상 제공했다. 담보한도액은 최대 910억원에 달했다. 이를 통해 SYS리테일은 2009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신한은행·농협은행에서 총 195회에 걸쳐 6595억원의 돈을 1~6.15%의 저리로 빌려 썼다.
해당 금리는 SYS리테일이 부동산 담보가 없었을 경우(개별정상금리)에 비해 최소 6.22%에서 최대 50.74% 낮은 수준이다. 노태근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SYS홀딩스의 담보제공이 없었다면 대출 자체가 어려웠거나, 대출 규모가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6595억원에 이르는 상당한 자금을 차입받은 것에 더해 낮은 금리를 통해 78억1100만원 상당의 부당한 수익도 제공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78억1100만원은 전체 차입자금에 대한 금리 차이와 차입 일수를 감안해 추산한 액수다.
공정위에 따르면 SYS리테일은 2009년부터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재무상태가 어려워졌다. 제품을 구매하거나 지점 임대료·보증금을 내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지만 담보로 잡을 부동산 자산 등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SYS리테일은 SYS홀딩스에 부동산 담보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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