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무지 안 주셔도 돼요"…배달의민족, '기본반찬 선택' 기능 만든다
입력 2021-12-01 11:58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왼쪽)와 홍정기 환경부 차관(가운데),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오른쪽)은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배민아카데미에서 '음식배달 1회용품 및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 = 배달의민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소비자가 직접 기본 반찬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이르면 연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감염병 확산 후 음식 배달이 늘어난 만큼 폐기물도 많아지자 정부와 유통업계가 폐기물 절감에 나서기로 한 결과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0일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음식 배달 일회용기 및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앞으로 앱 내에 소비자가 김치, 깍두기 등 기본 반찬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게 된다. 음식물은 물론, 포장 용기 쓰레기 감량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 기능은 이르면 올해 안에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또 일회용 포장이나 배달 용기의 경량화 노력, 일회용품 사용문화 개선을 위한 친환경 캠페인 추진 등의 내용도 협약문에 포함됐다. 본격적인 이행 실태 조사와 홍보 등은 자원순환사회연대가 맡기로 했다. 환경부는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등 행정·제도적 지원을 제공한다.
이번 협약은 비대면 소비로 배달 주문이 늘어나자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와 음식물쓰레기 등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기 위해 이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 건수는 전년 대비 78% 늘어났고, 이 기간 폐플라스틱 발생량도 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지난 8월 2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은 협약 체결 전부터 '기본반찬 안 받기 캠페인'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이 캠페인은 올해 9월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당시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자영업자는 "'기본 반찬 안 받기' 기능을 도입한 후 플라스틱 용기와 (반찬) 재료를 30% 줄일 수 있었다"며 "강요가 아닌 선택이라 좋았다는 고객들의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이 캠페인은 1만8000건 이상의 소비자 참여를 끌어냈다.
배달의민족은 또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달 음식 폐기물과 일회용 포장 용기를 올바르게 처분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5월 처음 선보인 '분리배출 다이어리' 영상이 바로 그 시리즈다.
떡볶이 등을 시켜 먹고 난 뒤 빨갛게 물든 포장 용기, 양념치킨을 감쌌던 호일, 비닐이 붙어있는 김밥 상자, 중식을 시켰을 때 짬뽕 등에서 나오는 홍합 껍데기, 명절 선물로 받은 과일의 그물망 등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버려야 할지 설명해주는 식이다.

'분리배출 다이어리'는 영상마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공감한 한 영상의 경우 1일 기준 20만8620여명이 시청했고, 1600명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9월 발간한 'KB트렌드보고서-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에 따르면 소비자 3명 중 1명은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한다고 응답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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