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금태섭 "국민의힘 '차별금지법' 찬성, 좋은 카드 될 것"
입력 2021-11-28 14:46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 매일경제
"기득권·귀족정당 이미지 벗으려면 과감해야"
"변화 위한 절박함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에 차별금지법 찬성을 제안했습니다. 대선 국면에서 좋은 전략이 되리라는 것입니다.

28일 금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권의 오랜 숙제이자 터부인 차별금지법을 앞장 서서 통과시키겠다고 선제적으로 치고 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전국 선거 4연패와 총선 참패로 과거의 위세를 찾아보기 힘든 초라한 모습이 됐지만 '낡음·기득권·귀족정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며, 여기서 벗어나려면 과감히 낡은 기득권 이미지와 결별하고 소수자, 약자의 편에 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또 "무엇보다 변화를 위한 절박함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현실화 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도덕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여당의 대선 구호인 '이재명은 합니다'에 대응해 "'당신들은 하는 척만 하지 않느냐'고 일갈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는 관측입니다. 나아가 차별금지법에 이어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자영업자를 위한 선별지원책을 내세우면 '약자와의 동행'을 보수 정당의 구호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상되는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보수정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거나 오히려 지지도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한 것입니다.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것이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에 부합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유엔이 대한민국에 권고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권·민주주의가 국제사회에서 국격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있는 상황에서 "국격과 국익을 생각하는 것은 보수정당 본연의 임무"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지율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오지 않을 수 없으므로 선거에서 실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예측했습니다. 오히려 여성 유권자와 현 정부에 비판적인 진보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만일 민주당이 차별금지법 찬성 흐름에 동참하지 않아도 오히려 국민의힘에 더 유리한 국면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국민들의 관심과 신뢰를 받으려면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수준으로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정도의 담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의 집권이 과거 정권의 복귀와 다를 바 없다는 인상을 주면 차기 정부의 성공은커녕 선거 자체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금 국민의힘을 보고 있자면 이런 과감한 전환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보수정당이 과거로 회귀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편가르기라는 얄팍한 묘수만을 찾다가 이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이나 장애, 나이와 성적지향성, 국적과 인종, 언어 등으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법률입니다. 2007년부터 여러 차례 입법 시도가 이뤄져 왔으나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다는 종교계 일각의 우려와 경제계의 신중론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차별금지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올해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범여권 의원들과 '평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권인숙 의원도 같은 당 박주민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들과 함께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8월 발의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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