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50년 만에 시베리아서 백두산 호랑이 발자국 발견
입력 2021-11-27 13:33  | 수정 2021-11-27 13:38
사진 = 러시아 타스통신
주 서식지에서 1200km 이상 떨어진 곳에 발자국 남겨
현지 환경단체 "최북단의 호랑이 개체 수, 우려할 수준 아니라는 것 보여줘"

멸종위기종인 시베리아 호랑이 한 마리가 시베리아 북동부 사하공화국 야쿠티아에서 50년만에 발견됐습니다.

러시아 산림보호청에 발표에 따르면 수컷으로 보이는 이 호랑이는 시베리아 동부를 북쪽으로 흐르는 알단 강 제방에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발자국을 처음 발견한 러시아 삼림보호청 안드레이 이바노프는 "함께 있던 개가 호랑이 발자국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자마자 털이 뻣뻣해지더니 곧바로 도망쳤다"면서 "발자국 길이는 15㎝, 폭은 12㎝"라고 밝혔습니다.

호랑이류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큰 시베리아 호랑이는 아무르 호랑이라고도 불리며, 특히 백두산 호랑이가 여기에 속합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 현지 언론이 주목한 것은 왜 호랑이가 환경도 척박한 먼 곳에 홀로 나타났느냐는 점입니다.

현재 시베리아 호랑이는 러시아에서는 주로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중국 북동부와 북한 접경지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호랑이의 위치는 주 서식지와의 거리가 1200㎞이상 떨어져 있는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현지 환경단체의 대표인 빅토르 니키포로프는 "실제 이 호랑이가 여행한 거리는 이보다 훨씬 더 길 것"이라면서 "호랑이가 오래 전 조상의 사냥터를 탐험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북단의 호랑이 개체수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던 시베리아 호랑이는 러시아에서도 보호종으로 지정됐으며 이후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러시아 극동 지역의 호랑이 개체수는 2005년 약 330마리 정도였으나 현재는 600마리 정도로 추정됩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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