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의 동박 제조 기술력을 자랑하는 솔루스첨단소재가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공급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는 2년 여간의 테스트를 거쳐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와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전지박 공급시기와 계약물량 등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가 국내 전지박 제조업체와 직접 거래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뿐만 아니라 중국 CATL과 S-VOLT, 프랑스 ACC 등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들과 물량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전지박(이차전지용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이차전지 음극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으로 전류가 흐르는 통로로 쓰인다. 통상 전기차 1대를 제조할 때 전지박 32㎏이 소요되며, 전지박 1만톤이면 전기차를 31만여대 생산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2년부터 글로벌 전지박 수요는 51만톤으로 공급(50만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배터리용 동박을 개발한 업체로 60여년간 제조 노하우를 축적해 유럽 내 유일의 전지박 생산기지를 헝가리에 지었다. 지난해 10월 양산에 돌입한 헝가리 공장의 올해 생산량은 1만2000여톤에 달할 전망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공장을 단계적으로 증설해 오는 2026년까지 연 생산량을 10만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지박 사업 매출액 또한 2020년 1664억원에서 2026년 1조7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가 이번 계약을 따낸 데에는 헝가리 공장이 적지않은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15일 캐나다 퀘백주 공장 부지 매입을 발표하며 전지박 사업영역을 유럽에서 북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에는 지난 2014년까지 상업 가동한 동박 공장이 있어, 솔루스첨단소재는 기존 건물을 최대한 활용해 설비투자 비용 절감과 인허가 기간 단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북미에서도 고객 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고 향후 북미 내 배터리셀 업체와 완성차 업체에 전지박을 공급할 계획이다.
서광벽 솔루스첨단소재 대표는 "자체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한 북미 독자 진출로 현지 잠재 고객사 수요에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급성장 중인 북미 전지박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선점하고 솔루스첨단소재의 존재감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모든 고객사와의 계약체결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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