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 증권가가 앞다퉈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목표 주가 올리기에 나섰다. 다음 주 중반 있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호실적이 예상되는 데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인 만큼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매수해둘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엔비디아는 이달 '서학개미' 순매수 2위에 오른 인기 종목으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메타버스 관련주'로 떠올랐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16% 올라 1주당 30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달 12일 이후 한 달 간 47.02%, 올해 1월 4일 이후 연중 131.74% 뛴 상태다.
이미 주가 상승세가 가파름에도 불구하고 11일 미국 오펜파이머 증권의 릭 샤퍼 연구원은 고객 투자 메모를 통해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235달러에서 350달러로 높였다. 목표 주가를 50%가량 올린 데 대해 샤퍼 연구원은 "다음 주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게임 부문 반도체 사업이 월가 기대치를 뛰어넘을 것이며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반도체 생산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으로 분산해 위탁하는 등 큰 영향을 받지 않을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 반도체 강자'로 통한다. GPU는 주로 게임용 컴퓨터에 쓰였지만 최근에는데이터센터나 AI 뿐 아니라 클라우드, 자율주행자동차, 메타버스 관련 장치로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월가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17일 장 마감 후 '2021년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잭스 증권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평균치 기준 월가 전문가들의 엔비디아 3분기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4.5% 뛴 68억3000만달러, 1주당 순이익(EPS)은 같은 기간 52.1% 뛴 1.11달러다.
한편 같은 날 서스케하나의 크리스토퍼 롤랜드 연구원도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360달러로 대폭 올렸다. 롤랜드 연구원은 "GPU 수요 증가에 따른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 상승세는 회사가 제시하는 목표치(가이던스)도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달 1일~이달 1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2위(순매수 1억99067만달러)에 올랐다. 1위는 메타(구 페이스북·3억6334만달러), 3위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1억7992만달러)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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