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자 때마침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모인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성스러운 징조다", 항의하기 위해 모인 인파에서는 "오죽하면 하늘도" 등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윤 후보는 오후 4시 20분쯤 5·18민주묘지에 도착했지만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시민단체 활동가, 대학생단체 회원들은 "오지 마라 윤석열", "돌아가라 윤석열", "물러가라 윤석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참배 저지에 나섰습니다.
반면 지역 선거캠프 인사, 유튜버 등 윤 후보 지지자들은 "여기가 너희 땅이냐" 등을 외치며 윤 후보의 참배를 도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윤 후보는 광주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닥쳐 끝내 참배단까지 가지 못하고 추모탑 입구의 참배광장에서 묵념한 뒤 "제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5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윤 후보는 '사죄'의 뜻을 표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 때 내리던 비가 그치며 5·18묘지 동쪽 하늘에는 무지개가 떠올랐습니다. 현장에 모여 있던 항의 인파와 지지자들은 무지개를 바라보며 "오죽하면 하늘도", "성스러운 징조" 등 각자의 입장에서 유리한 해석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윤 후보의 사과에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전두환이 공수부대로 광주를 강제 진압했다면, 윤석열은 억지 사과로 광주시민을 강제 위무하려 한 것"이라며 "광주시민을 대표한 5ㆍ18 단체들이 현시점에서 방문 자체를 반대했으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듯이 광주시민을 상대로 사과를 ‘강제집행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한편, 윤 후보는 11일 오전에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 방문하고, 오후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설 예정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