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큐 출연한 송해 "남산 낭떠러지서 투신, 가지 걸려 살아"
입력 2021-11-09 22:06  | 수정 2021-11-09 22:06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에 출연한 방송인 송해씨 / 사진 = 날개 엔터테인먼트 제공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 떠난 아들 얘기도

최고령 현역 연예인인 송해가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 주인공으로 스크린에 오릅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송해는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 얘기를 꺼냈습니다.

송해는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송해 1927'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아들은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내가 반대했다. 자식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마음 아파했습니다. 송해 아들은 지난 1986년 22세의 나이에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어 송해는 "아버지 노릇을 잘했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리더라. 자격을 잃은 아버지로서 후회가 크다"며 "(아들) 사고 이후엔 한남대교를 건너가지도 못했다. 나는 죄인이었고 몹시 마음이 아프다. 부모는 자식 사랑하면서 자식을 밀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의 행복이란 것이 무엇이겠나.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이 잘 됐었으면 그런 화는 면하지 않았을까 해서, 오늘 솔직하게 아버지로서는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습니다. 송해는 "가족끼리 많이 대화하시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송해 1927' 예고편 중 한 장면 / 사진 = 유튜브


아울러 송해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떠올렸습니다.

송해는 유랑극단 시절 예인으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때를 떠올리며 "건강을 해치게 돼 건강을 잃고 병원에 6개월 입원했다가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스르려고 했을 때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남산 팔각정에 올라가서 마음으로 빌고 빌면서, 가족들에게도 미안해하면서 눈 꼭 감고 내리뛴 게 오늘 이 자리에 만나려고 왔나 보다"라고 전했습니다.

송해는 당시 극단적인 생각을 하며 남산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지만 소나무 가지에 걸려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송해는 "영화를 보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이 났다"며 "젊은 사람들이 내 영화 한 편에 관심을 갖고 고생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서 개봉하는구나 싶더라. 그저 감사하다"고 영화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편, 33년 동안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로 활약해온 송해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송해 1927은 오는 18일 개봉합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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