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락가락 정책에 "잔금 대출 약속 못 믿어"…밤샘 줄서기 진풍경
입력 2021-11-09 19:20  | 수정 2021-11-09 20:56
【 앵커멘트 】
가계 부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다 보니, 주택 잔금 대출을 해주겠다는 말을 못 믿고 은행 지점 앞에서 밤샘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요소수 사러 줄 서고, 다른 쪽에서는 대출 받으려 밤새는 상황이 정상일까요?
안병욱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세종시의 한 은행 지점 앞, 문을 열기도 전인데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아파트 잔금을 치르려는 사람들이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은행에 몰려든겁니다.

▶ 인터뷰 : A씨
- "(대출이) 안 되면 안 되니깐 왔죠. 이자 올린다고 하니깐."

▶ 인터뷰 : B씨
- "집단대출도 한도가 단지마다 있다고 하니깐 안 될까 봐 일찍 왔어요. 저도 직장인인데 연차 내고 새벽같이 왔거든요."

은행 문이 열렸지만 선착순 때문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번호표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세종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바로 이 아파트 입주를 위해 주민들이 밤새서 줄을 섰던 겁니다."

아파트 잔금 집단대출의 경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은행 지점과 대출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지점별로 심사 인원이 하루 30명으로 제한되기도 합니다.

혹시나 집단대출을 받지 못 하면 연체 이자는 물론 계약 파기까지 가기 때문에 걱정하다 밤샘 줄서기에 나선 것입니다.

▶ 인터뷰(☎) :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거기(청약 분양자)까지 대출 규제를 한다는 것은 현금부자만 더 잘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에 대한 피해가 너무 커지고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실수요자들이 집단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은행 앞 밤샘 줄서기 사태는 수도권 등 전국 각지에서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