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대학생들 '혼술' 늘고 주점 아닌 '집·공원'에서…우울감 늘어

코로나19 이후 대학생들의 음주 빈도와 음주량은 감소했지만, 혼술을 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우울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대학생 2,9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대학생 음주 현황조사'를 실시해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대학생 음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우선 음주 빈도에서 코로나19 이후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대학생은 50.9%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달에 2회 이상' 음주하는 빈도는 코로나19 이전 74.7%였지만 코로나19 이후 28.8%로 45.9%p 급락했습니다.

반대로 전혀 마시지 않거나 한 달에 1번 이하로 마시던 대학생은 코로나19 이전 24.9%에서 71.1%로 46.2%p 급증했습니다.

사진 =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이번 조사 결과, 코로나19 전후로 음주 상대와 음주 장소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음주 상대와 관련해선 42.6%가 '변화가 있다'고 답했는데, 이 중 혼자 술을 마시는 형태인 '혼술족'이 5.3%에서 48.3%로 늘었고, '친구와 음주한다'는 답변은 72.6%에서 10.5%로 급감했습니다.

또 음주 장소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대학생 59.5% 중 '주점·호프집'에서 마신다는 비중은 63.6%에서 3.3%로 무려 60.3%p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집'에서 마시는 대학생은 8.0%에서 47.6%로 가장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같은 '혼술'과 '홈술'은 방역 지침 준수와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19.7%는 코로나19 전후로 '우울감이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은 16.3%로 일반 성인보다 2.8%p 높은 수치입니다.

'자살 생각이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 중 코로나19 전후로 자살 생각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대학생은 50.2%로, 성인 38.5%에 비해 약 11.7%p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은 "코로나19로 대학생 음주는 감소했지만 문제음주 수준이 높을수록 자살생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까지 증진할 수 있도록 예방활동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