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픈 척 목발 짚고 '마약성 진통제' 구매…불법 투약자 무더기 적발
입력 2021-11-08 19:20  | 수정 2021-11-08 20:08
【 앵커멘트 】
아편 성분이 들어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불법으로 구매해 투약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수술을 받아서 아프다"는 거짓말로 환자 행세를 하며 처방을 받아 약을 샀는데, 진단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처방전을 써준 의사들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여성이 약국에서 목발을 짚은 채 약사 앞에 서 있습니다.

곧 약봉지를 건네받고 절뚝거리며 자리를 뜹니다.

다친 것처럼 보이는 이 여성은 사실은 아픈 척하며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구매한 가짜 환자였습니다.

펜타닐은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전달을 억제하는 진통제로 주로 암이나 만성 통증 환자에게 쓰입니다.


▶ 인터뷰(☎) : 강재헌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진통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지만, 아편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의존성이 있어서 주의 깊게 처방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불법으로 펜타닐을 산 구매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수술을 받아 몸이 아프다"며 거짓말을 하고 처방을 받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2018년부터 펜타닐 패치를 무려 1만 매를 구했는데, 직접 사용하거나 하나에 백만 원을 받고 지인에게 넘기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재춘 / 대전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
- "병원, 약국을 통해서 유통되는 의약품이라서 젊은이들이 마약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퇴시키는 경향이…. 투약을 하고 부작용이 심해서 자발적으로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경찰은 구매자 26명 중 1명을 구속하고, 진단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처방전을 써준 의사 9명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정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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