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3살 때 12시간 노동…엄마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母·여동생 공중화장실 청소…더 아팠다"
"사회적 약자에게 따뜻한 울타리 돼줘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살 때 공장에서 12시간씩 일을 했었다며 공중화장실 청소 일을 하던 모친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오늘(5일)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웹 자서전 여섯 번째 에피소드 '열세 살, 목걸이 공장, 열두 시간의 노동'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76년 2월, 3년 전 성남으로 올라간 아버지를 따라 가족 모두 상경해 성남 상대원동 꼭대기 월셋집에 터전을 잡았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 후보는 "13살에 목걸이를 만드는 가내공장에 취직했다"며 "연탄 화덕을 두고 빙 둘러앉아 염산을 묻힌 목걸이 재료를 연탄불 위에서 끓는 납 그릇에 담가 납땜하는 일이었다. 종일 연탄가스와 기화된 납 증기를 마셔야 했는데, 그러면 머리가 띵하고 어질어질했다. 그때는 그게 얼마나 치명적인 유해물질인지 알지 못했다"라고 떠올렸습니다.

해당 공장에서 월급 3천 원을 받았던 이 후보는 이후 월급 1만 원을 준다는 다른 목걸이 공장으로 옮겨 아침 8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일했다고 전했습니다.

힘든 노동에도 이 후보는 "나는 자기연민에 빠질 틈이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나보다 시장통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휴지를 팔고 소변 10원, 대변 20원 이용료를 받던 어머니와 여동생이 더 아팠다"며 "엄마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끼니도 화장실 앞에서 때웠고, 집에서는 시멘트 포대를 털어 봉투를 접어 팔았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그런 엄마가 가여웠고 그런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안달했다"며 "열악하다는 말도 사치스럽던 공장, 장시간의 노동, 내 마음 아픈 구석이던 엄마와 동생들. 그 시절의 풍경과 그 구석구석의 냄새는 내 뼈에 새겨져 있고 그런 건 세월이 흐른다고 지워지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를 아끼고 보살피는 공동체여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글이나 헬조선이 아닌 행복한 보금자리일 수 있다"며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일, 하고 있는 일 모두 그 연장선에 있다. 그 일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어서 치열할 수밖에 없고 포기할 수도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 후보는 웹 자서전을 통해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내년 2월 25일까지 4개월에 걸쳐 총 50여 회 연재합니다.

이 후보는 "인간적인 면모, 진솔한 모습을 더 많은 분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어 웹 자서전 연재를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제 이야기가 가을밤, 장작 타는 소리 같은 소곤거림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