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국가장서 '쿠데타 옹호' 추도사 울려 퍼져

노재봉 "난장판 한국정치가 군의 통치기능 참여 계기"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에서 노태우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기도 했던 노재봉 전 국무총리가 신군부의 12·12 쿠데타와 군사정권 탄생을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노재봉 전 총리는 오늘(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영결식 추도사를 통해 "(노태우, 전두환 등 정규육사 1기생들에게) 한국 정치는 국방의식이 전혀 없는 난장판으로 인식됐다"며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통치기능에 참여하는 계기였고, 1기 장교들의 숙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을런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규 육사 1기 졸업생이 바로 각하와 그 동료들이었다"며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투철한 군인 정신과 국방 의식을 익혔을 뿐 아니라, 국민의 문맹률이 거의 80%에 해당하던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현대 문명을 경험하고 한국에 접목시킨 엘리트들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 쿠데타와 신군부의 탄생 그리고 군부 독재의 정당성을 옹호했다는 해석이 가능해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발언이 공식 석상에서 나왔다는 점이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6·29 민주화선언'에 대해서는 "세간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한 일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이념,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성공, 전두환 대통령의 흑자 경제의 성과로 이어진 한국의 사회 구조 변화를 확인하는 선언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당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당시를 우리나라 민주화의 최대 암흑기로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다른 상처가 될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