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퐁퐁남' 넷상 달구는 신조어 "뭐길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거지론이 뭐예요? 여기저기 논쟁 중이네”라고 물었습니다. '설거지론'은 '퐁퐁남'과 비롯해 최근 온라인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논쟁거리입니다.
이 신조어들은 주요 온라인 남성 커뮤니티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속속들이 전파되고 있습니다.
문란하게 놀던 아내를 설거지?…여성혐오적 표현
퐁퐁남, 퐁퐁시티… 이 신조어들의 시작은 ‘설거지론이었습니다. 설거지론은 좋은 직장을 가진 순진한 남성들이 젊은 시절 문란하게 살아온 여성과 결혼하는 상황을 설거지에 비유한 말입니다.
이는 돈을 쫓아 순진한 남성에게 취집(시집을 취직에 비유하는 말)을 가는 여성에 대한 분노를 담은 형태의 여성혐오론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여성 혐오를 넘어서서 ‘전업 주부와 함께 사는 남성까지 무시하는 의도를 품고 있습니다.
‘퐁퐁남은 전업 주부인 아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퇴근 후 설거지까지 도맡는 남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퐁퐁시티'는 이런 남성들이 많이 사는 도시라는 뜻인데, 동탄 신도시와 같이 젊은 근로자가 많이 사는 신도시가 대표적 '퐁퐁시티'로 꼽혔습니다.
이처럼 여성혐오를 기저로 한 설거지론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네티즌 A씨는 설거지론에 공감하며 "자신도 설거지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남중, 남고, 공대를 거쳐 공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A씨는 인생 처음인 연애였는데 3달 만에 결혼했다”며 애 낳고 와이프가 직장을 그만 두고 반찬은 가게에서 사먹고 부부관계도 거부한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이외에도 주말에 집안일을 하는 자신의 처지를 희화화한 남성들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글 작성자의 소속 직장이 공개되는 블라인드에는 주말 사이에만 퐁퐁남 관련 글이 수십개 이상 쏟아졌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동탄 인근에 사업장을 둔 기업 직원들은 퐁퐁이 선배들 많음” 공대 나와서 XX전자 다니면서 동탄에서 산다? 퐁퐁 풀코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기혼 남성들은 미혼이 중심인 설거지론자들을 향해 설거지, 퐁퐁 타령할 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살면 부모님 대신 설거지나 하라”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설거지론을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 도태 남성들의 극언(極言)이라고 규정하는 반응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