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쥐 잡을 때" vs "뇌물 받은 고양이"…이재명-윤석열, 대장동 신경전
입력 2021-10-20 09:37  | 수정 2021-10-20 09:44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李, 고사성어로 대장동 배후 국힘 주장
尹 "쥐떼 떠받듦"…'대장동 몸통' 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사성어와 고시를 주고받으며 대장동 의혹 관련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李 "대장동 배후는 국민의힘" 주장 우회적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포문은 이 후보가 열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어제(19일), 이 후보는 SNS에 "이제 쥐를 잡을 때"라고 올렸습니다.

이 후보가 올린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은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는 뜻으로, 예고(豫告)만 떠들썩하고, 실제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감 공세를 예고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이 후보의 "대장동 배후는 국민의힘"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尹 "조국 때도 그러더니…쥐떼 떠받듦만 좋아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에 윤 전 총장은 정약용의 '이노행'이라는 고시를 인용해 "쥐에게 뇌물 받은 고양이"라고 응수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이노행이라는 시에서 쥐와 쥐에게 뇌물을 받은 고양이에 빗대 도둑과 도둑을 잡아야 할 관리가 결탁한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했다"면서 "작년 말 청와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두고 '태산명동 서일필'이라며 깎아내리더니 이재명 후보도 대장동 게이트를 가리켜 똑같은 말을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후보에게 다산 선생의 시 마지막 구절을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마지막 구절을 옮겨 적었습니다.

이는 '너는 큰 가마 타고 거만을 부리면서, 다만 쥐 떼들 떠받듦만 좋아하고 있구나. 내 이제 붉은 활에 큰 화살 메워 네놈 직접 쏴 죽이리. 만약 쥐들이 행패 부리면 차라리 사냥개를 부르리라'는 내용으로,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후보라는 국민의힘 측 주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그제(18일) 열린 행안회 국감에선 이 후보가 국민의힘을 압도했다는 평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국토위 국감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만 국토위 경기도 국감 감사위원 구성은 행안위 국감 때와 마찬가지로 여대야소 구도가 명확해 이번에도 이 후보가 충분한 해명 시간을 갖고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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