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희룡, '전두환 옹호 발언' 尹에 "학생들 물고문도 잘한 건가"
입력 2021-10-20 08:04  | 수정 2021-10-27 08:05
"후보사퇴까지 갈 무게감"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같은 당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후보 사퇴까지 갈 무게감 있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9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오늘 경악했고, 또 열 받은 날"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는 당시 대통령이야'라는 취지의 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5.18하고 군사 쿠데타 빼고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은 잘못됐다고 단언했습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에 참석해 "우리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어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삼청교육대 보내고, 기업인들 전부 재산 뺏고, 언론 통제법 만들고, 학생들 물고문하고 그거 잘한 거냐"고 반문하며 "이제는 결코 국가가 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복지에 대해 우리가 무시하지 않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당이 되겠다고 국민에게 반성문 쓰고 전부 엎드려서 큰절 해 놓고 이게 뭐냐"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윤 전 총장, 후보를 가야 될 지 문제까지 생각해야 된다. 그 정도의 심각성을"이라고 전했습니다. '후보사퇴까지도 생각해야 된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그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무게가"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원 전 지사는 "2021년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역사 인식으로는 그 정도의 무게"라며 "지금 그때 5.18 이후 5공 때 그 악몽의 기억을 갖고 있는 온 국민들 그리고 6월 항쟁 때 나섰던 그 사람들하고 지금 전부 싸우겠다는 거냐. 우리를 지금 교육시키겠다는 거냐.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원 전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윤 후보도 오늘의 실언을 사과하시고 대통령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또 자신이 과거 전 전 대통령에게 세배했던 사실에 대해서는 "그때는 내가 김대중, 김영삼, 전두환 전직 대통령들에게 똑같이 황태, 북어를 가지고 가서 똑같이 세배만 하고 차 한 잔 얻어먹고 나온 거에 불과했다. 전두환을 찬양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국가를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전두환 대통령이 7년간 집권하면서 잘못한 거 많다. 그러나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냐.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건 전문가도 다 하는 이야기"라고 해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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