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3차 참패'에 해석 분분…김어준 "여론 조사에 안 잡힐 수 없다"
입력 2021-10-12 09:24  | 수정 2021-10-12 09:37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추미애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 사진 =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대장동 개발 의혹 영향?
이낙연 지지자들의 막판 결집?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역선택?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선 일정이 마무리됐지만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제기한 '이의 신청'으로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민주당 경선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보면, 이낙연 전 대표는 득표율 62.37%,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8.3%를 얻어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에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 때문에 여유롭게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것이라 예상했던 이 지사는 50.29%로 과반을 겨우 넘겼습니다. 이번 3차 선거인단 투표율은 81.39%에 이르렀습니다.

3차 선거인단 투표 이전까지 대세론을 굳혀오던 이 지사가 해당 선거인단에서 패배한 것을 두고 "대장동 개발 의혹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외에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막판 결집,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 정치권 안팎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민주당 의원들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1일 방송에 출연해 "3차 국민선거인단은 유 전 본부장 구속 이후 대장동 의혹이 확산되는 상황에 영향을 받아 본선 경쟁력을 우려해 이 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지사가 직접 불법 정치자금을 받지 않아도 하더라도 지휘 책임과 관련해 배임 혐의 등 실제로 책임을 져야 하는 쪽을 갈 가능성이 있고 스모킹건이 나오면 본선에서 대책이 없다는 우려 때문에 3차 국민선거인단이 이 전 대표에게 압승을 안겼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3차 국민선거인단은 이 전 대표측이 참여를 독려한 지지층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일 수도 있고 중도 성향의 지지층일 수도 있는데 중도 성향은 대장동 의혹에 불안감을 느껴 이 전 대표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특히 이 평론가는 "대장동 의혹이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이재명 지시가 대선 본선에 올라오는 것이 좋다고 국민의힘이 지지층이 생각하는데 굳이 역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김두관 의원은 "저 역시도 3차 선거인단 결과를 해석할 능력이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민주당 권리당원의 표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른 적이 없었다"고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김 의원은 "만약 3차 선거인단의 표심이 '대장동'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서울 권리당원 결과도 비슷한 변화를 보이는게 상식"이라며 "권리당원 선거결과는 다른 지역의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 유독 선거인단 결과만 이런 큰 변화를 보였다는 것이 매우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지역 경선에서는 이 지사가 51.45%, 이 전 대표가 36.5%를 획득했습니다. 3차 선거인단 투표 기간과 서울 경선 투표 기간은 지난 6일에서 10일로 동일했습니다.

방송인 김어준 씨 / 사진 = 유튜브 캡처


방송인 김어준 씨는 오늘(12일) 라디오에서 "이런 급격한 여론 변화(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여론조사에 안 잡힐 수 없다"며 "(여론의 변화가 조사에서) 안 잡혔다면 통계학적 그래프를 벗어나는 모집단이 애초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건 과학적 추론이다"라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변화 폭이) 5~10%가 아니다. 지난주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내 이재명 후보 지지도가 60%를 넘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거꾸로 20%대가 나왔다. 40%가 바뀐 것"이라며 "대장동은 아니고, 민심과 당심 분리라는 해석도 동의하지 않는다. 궁금해서 숫자를 액셀에 넣어서 그래프도 만들어보고, 과거 사례도 찾아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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