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효표 주인공' 정세균·김두관 "원칙 훼손 말아야"
입력 2021-10-11 14:43  | 수정 2021-10-18 15:05
丁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
金 "원칙 훼손 세력, 민주당 역사에 큰 죄 짓는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지만,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이의 제기를 하는 등 당 내부에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선을 중도 사퇴한 '무효표 주인공'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은 "원칙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이 지사는 전날(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누적득표율 50.29%로 간신히 과반을 넘기며 대통령 선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잘못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촉구하며 결선 투표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언급하는 '무효표'는 지난달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이 각각 받은 2만 3,731표와 4,411표입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 지사를 향해 축하의 메시지를 건네며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고 짧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4기 민주당 정부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라고 '원팀'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김 의원은 정 전 총리보다 더 강하게 현 사태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김 의원은 "승리를 축하하고 패자를 격려하는 민주당의 잔치가 되어야 할 축제의 자리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며 "경선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가 무엇보다 우려스럽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또 "경선 도중 사퇴한 당사자로서 이 문제가 이의제기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어 좌불안석이라는 표현이 더 울리는 마음"이라며 "하지만 마음이 불편하다고 하여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특별당규에서 사퇴한 후보의 득표는 무효로 처리하기로 합의된 룰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경선 결과를 사법부로 가져가려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며 "선출된 권력들이 모든 사안을 고소 고발로 처리하면서 생긴 문제가 얼마나 큰데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 내부의 문제를 사법부로 가져간단 말이냐"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지금 3차 선거인단의 결과를 딱 부러지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 결과를 인정하고 우리가 정한 룰대로 계산했을 때 이재명 후보가 최종 승자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 원칙을 훼손하려는 어떤 세력도 민주당의 역사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특히 "혼란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우리당의 대선 경쟁력은 하루하루 떨어질 것"이라며 "이낙연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이 지사가 민주당의 최종 후보라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우리 당은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며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이 전 대표 측의 이의 신청을 거부한 겁니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당규의 타당성 문제는 검토는 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선과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드러났으면 모르지만 그것이 없는 상황에서 결과가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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