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처럼 제대로" vs "대장동 원가나"…이재명-오세훈 설전

李 "SH 자료 달랑 20장…GH는 800장"
吳 "시민들이 궁금한 건 최종 분양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분양가 공개를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李 "공개 자료의 두께·구체성과 국민 알 권리 정비례"

오늘(8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늉 내기 개혁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오 시장이 2007년 추진해 치적처럼 홍보하는 가짜 분양 원가 공개가 대표적"이라고 선공을 가했습니다.

이 지사는 "자료의 두께만 봐도 알 수 있다"며 "200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발산 1·3·6단지 특별공급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자료는 달랑 8페이지에 설명 자료를 포함해 20페이지에 불과하나 2020년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광주역세권 A1 블록 공공주택' 건설 원가 공개 자료는 800페이지가 넘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공개 자료의 두께, 정보의 구체성과 국민의 알 권리는 정비례한다"며 "중요한 정보가 쏙 빠진 부실한 원가 공개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겠나. 원가 공개 자료는 높은 집값에 신음하는 국민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무기다. 이런 고장 난 무기로 굳건한 집값 거품, 끄떡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기를 쓰고 공개를 반대하는 국민의힘 다른 정치인들에 비한다면 부실한 자료나마 공개하는 오 시장이 큰 결단을 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면서도 "기왕 하실 거면 경기도처럼 제대로 공개해달라. 그래야 기를 쓰고 집값 내릴 제도적 대안을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조금이나마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吳 "대장동 아파트 원가나 공개하라"

이에 오 시장은 "일머리 경쟁은 언제든 환영"이라며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언급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 지사가 분량을 자랑하는 그 800페이지 자료는 건설사가 제출한 설계내역서를 그대로 올린 것"이라며 "건설사가 이미 이윤을 붙여서 제출한 것을 그대로 올려 놓고 분양 원가 공개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공의 탈을 쓰고 헐값으로 토지를 매입해서 초고가에 분양한 사업"이라며 "이 지사 본인이 단군 이래 최고로 환수했다고 주장하는 그 돈도 결국 대장동 아파트를 원가보다 비싸게 주고 산 입주민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쓸데없이 건설사 설계내역서 같은 걸 공개하면서 자랑하지 말고 당장 대장동 아파트 원가나 공개하기 바란다"며 "검찰이 이 지사의 페이스북을 봤다면 서둘러 대장동 택지조성원가를 밝혀 억울하게 고가에 분양받은 서민들의 아픔도 달래주길 바란다"라고 비꼬았습니다.

오 시장은 그제(6일)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 의혹에 대해 "공영 개발을 빌미로 성남시민의 재산을 고스란히 기획 부동산 업자와 브로커의 주머니에 꽂아준 '비리의 교과서', '부패의 전설'"이라고 맹비난했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