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기관지 염증' 아이들에 항생제 남용…"정부 관리감독 구멍"
입력 2021-10-06 19:20  | 수정 2021-10-06 20:17
【 앵커멘트 】
아이가 숨을 쉴 때 쌕쌕거리고 잦은 기침을 한다면, 기관지 염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소아과에서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정부가 처방하지 말라는 항생제를 과도하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적극 권고했다고 하지만 관리 감독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태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감기와 유사하게 잦은 기침 증상을 보이는 급성 기관지염.

급성 하기도감염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환자의 63.9%가 9세 이하인 영유아입니다.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세균을 죽여 미생물 감염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지만,

동네 소아과에선 항생제 처방이 일반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정태진 / 기자
- "전국 의원급 소아과 중 급성 하기도감염에 항생제 처방률이 80%가 넘는 곳은 359곳으로, 90%가 넘는 곳은 147곳에 달합니다."

▶ 인터뷰 : 30대 부모
- "그렇게 한번 했던 곳은 또 그렇게 항생제를 주거든요. 일부러 소아과를 갈 때 항생제 처방을 일반적으로 해주는 곳은 찾아가지 않고요."

질병관리청은 지난 2017년 소아청소년 급성 하기도감염에는 부작용 등의 이유로 항생제를 투여하지 말라고 적극 권고한 바 있습니다.

▶ 인터뷰 : 천은미 /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부모님이나 아이 입장에서는 빨리 낫기 위해 항생제를 조금 더 쓰기를 원하는 경우도….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도 그런 점을 고려해서 항생제 처방을 하는 것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처방률을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까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최종윤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소아과에서의 항생제 오남용이 만연해 있어요.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항생제 오남용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노력해야…."

권고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항생제의 올바른 처방을 위해 보건복지부의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정태진입니다. [jtj@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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