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동규 구속으로 윗선 본격 수사…'배임' 입증 관건
입력 2021-10-05 19:21  | 수정 2021-10-05 20:07
【 앵커멘트 】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사회부 이혁근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이 기자, 우선 성남도공 본부장이던 유동규 씨가 구속됐어요. 유 씨의 구속이 어떤 의미를 갖는 건가요?

【 기자 】
대장동 사업은 표면적으로는 민과 관이 함께 개발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여기서 민은 화천대유이고, 관은 성남시가 되겠죠.

유 씨는 성남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공의 실권자, 즉 관청의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파장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 질문2 】
구속영장에 유 씨가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는 건가요?

【 기자 】
네, 유 씨는 수천억 원의 배임과 8억 원의 뇌물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뇌물 혐의는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5억 원,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 정 모 씨에게 3억 원을 받았다는 건데요.

대장동과 위례는 개발과정에서 성남시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다, 유 씨가 뒷돈을 받은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수사 범위가 위례 사건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 질문3 】
그런데 민관협력으로 개발사업을 하면 보통 관이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지 않나요?

【 기자 】
대장동 사업에선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화천대유가 가져간 수익이 4,040억 원인 데 비해 성남시가 가져간 수익은 1,830억 원에 불과한데요.

성남도공이 이번 사업에선 민간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을 쏙 뺐기 때문에 민간에서 그야말로 돈 잔치를 벌이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 질문4 】
납득하기가 어렵네요. 대장동 사업을 누가 이렇게 설계를 한 걸까요?

【 기자 】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재명 / 경기지사 (지난달 14일)
- "사실 이 설계는 제가 한 겁니다. 유동규 사장이 실무자로 당시에 도시주택공사 담당 임원이었죠."

이 지사는 유 씨가 구속되자 직원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 살피고 또 살폈지만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만, 구속된 유 씨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인터뷰 : 이재명 / 경기지사 (어제)
- "(성남시장 시절) 제가 소관하고 있는 사무에 대해서 이런 불미한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질문5 】
이 지사가 스스로 대장동 개발 설계를 했다고 밝혔고, 그 과정에 문제가 생겼으니 수사 선상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까요?

【 기자 】
법조계에선 당시 대장동 사업의 진행 과정을 제대로 살피려면, 이 지사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사건의 핵심은 화천대유라는 민간에 지나치게 많은 이익이 흘러가도록 사업이 설계됐다는 겁니다.

이 설계에 이 지사가 개입하고 승인했다면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질문6 】
배임이라면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민에게 가야 할 이익이 줄게 만들었다 이런 맥락인 건가요?

【 기자 】
맞습니다. 배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이 지사가 유 씨에게 사업 설계를 지시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화천대유의 자금이 이 지사 측에 흘러들어 갔다면 배임 혐의가 조금 더 뚜렷해집니다.

대장동 사업 설계가 어떤 경로로 누구에게까지 보고됐느냐, 또 이 과정에 돈이 오갔느냐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보고나 지시 관계가 드러나지 않고, 이 지사 측으로 뒷돈이 흘러간 정황도 포착되지 않으면 이 지사에 대한 혐의 적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 클로징 】
야권에선 이 지사와 유동규 씨가 각별한 사이였다고 주장하지만, 두 사람은 측근설을 전면 부인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 같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혁근 기자였습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임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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