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름에 덮인 캘리포니아 해변…수십 년 공들인 습지 파괴
입력 2021-10-04 19:20  | 수정 2021-10-04 20:27
【 앵커멘트 】
미국 서해안의 석유 굴착시설에서 57만ℓ,
200ℓ큰 드럼통 2,800여 개 분량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습니다.
해변에는 관광객이 사라지고 대신 악취를 풍기는 기름만 가득한데, 수십 년간 공들여 보존해온 습지까지 파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역한 냄새를 풍기는 검은 기름 덩이가 해변을 뒤덮었습니다.

죽은 물고기도 기름 섞인 파도에 떠밀려왔습니다.

서핑의 성지로 불리던 헌팅턴비치 해변은 폐쇄됐습니다.

▶ 인터뷰 : 티나 / 인근 주민
- "냄새가 아주 강합니다. 주차장에서부터 느껴졌습니다. 기름이 유출된 게 분명해요."

기름 유출은 현지시간 2일 오전 해안경비대에 처음 보고됐습니다.


해변에서 8km쯤 떨어진 석유 굴착장치와 연결된 송유관이 파열된 건데, 하루 만에 57만 ℓ, 200ℓ드럼통 2,800여 개 분량의 기름이 바다로 새어나왔습니다.

▶ 인터뷰 : 레베카 오레 / 미 해안경비대 대령
- "헌팅턴비치부터 뉴포트비치까지, 최소 7.2km에 이르는 해변이 기름으로 오염됐습니다."

유출된 기름은 9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탤버트 습지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정부와 군, 시민단체가 습지를 보존하려고 수십 년간 기울인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셈입니다.

▶ 인터뷰 : 카트리나 폴리 / 오렌지카운티 행정 책임자
- "기름은 습지에 스며들어 해양생물들을 죽이고,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파열된 송유관을 폐쇄하면서 기름 유출은 일단 멎었지만, 후유증은 상당히 크고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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