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영·다영 자매, '그리스 이적 반대' 협회에 소송까지 고려
입력 2021-10-01 13:43  | 수정 2021-10-01 13:45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자매. / 사진 = MBN
쌍둥이 자매 측 "법적 조치 심각히 고려"
대한배구협회 '이적 반대' 기존 입장 되풀이
국제배구연맹 직권 승인으로 그리스 이적 절차 마쳐
"진정한 사과 없었다"는 비판 여론 형성

국내에서 학교 폭력 논란으로 배구계에서 퇴출된 이후 그리스로 이적하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배구 선수가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하던 대한배구협회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했던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이 대한배구협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재영·이다영의 법률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8일 대한배구협회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대한배구협회에서 쌍둥이 자매에 대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하자 이와 관련해 질의를 한 겁니다.

당시 그리스 여자배구팀 'PAOK'는 대한배구협회에 두 선수에 대한 ITC 발급을 요구했지만, 관련 규정에 의거해 발급을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공문에서 "대한배구협회가 두 선수를 국가대표 선발에서 무기한 제외했고 ITC 발급 요청에도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협회의 이적동의서 발급 거부는 두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에 따른 것이나, 십수 년 전의 확인되지도 않은 일을 이유로 과도하게 불이익을 준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선수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TC 발급을 거부하고 있었던 대한배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사진 = MK스포츠


이에 대한배구협회는 세종에 답변 공문을 보냅니다. 협회는 "두 선수가 학교 폭력 논란 중에 스스로 시인해 소명이 불필요한 상황이라 관련 규정에 의거해 해외 이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특히 협회는 "프로선수나 실업팀 선수로 복귀하려 할 경우 규정상 막을 수는 없지만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비난에 제대로 된 사과 없이 떠났기 때문에 관련 팀들이 부담을 느껴 현실적으로 복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두 선수의 향후 국내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끝까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국제배구연맹(FIVB)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에 대한 ITC를 직권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두 선수는 그리스 이적 절차를 마친 상황입니다. 기존 연봉보다 80% 가량 깎인 채로 계약을 했지만, 아파트와 자동차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여론은 냉담합니다.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돌연 게시물을 삭제하고 소송 절차를 밟는 등 진정한 사과는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이 의원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진정성 있는 반성과 그에 따른 사과 여부가 중요한 것"이라며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이적 강행은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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