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서 임산부 배 걷어차 유산시킨 만취男 '무죄'…왜?
입력 2021-09-30 15:21  | 수정 2021-09-30 15:34
영국에서 술에 취해 28주차 임산부에 배를 걷어차 유산시킨 남성이 무죄 평결을 받았다. 위 사진은 사건과 무관함 / 사진=게티이미지
"임산부가 먼저 내 뺨 때렸다" 항변
英 배심원 재판서 고의성 없는 정당방위 인정

영국에서 술에 취해 28주차 임산부에 배를 걷어차 유산시킨 남성이 무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현지시간 30일 영국 일간 메트로 등에 따르면 로저 바이그레이브(37)는 지난해 2월 다트머스의 한 술집 밖에서 임신 28주의 임산부 A씨를 향해 발길질을 했습니다.

당시 바이그레이브는 술에 취한 채 유리잔을 술집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등 술집 규정을 어겨 종업원들한테 제지당한 후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에 근처에 있던 A씨가 여동생과 함께 그를 진정시키려고 개입하는 과정에서 그의 뺨을 때리자, 바이그레이브는 문을 발로 차듯 A씨의 배를 걷어찬 뒤, A씨 여동생의 머리채를 잡아끌어 웅덩이로 내던졌습니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지만, 아기는 숨졌습니다.

이후 태아 살해죄 및 신체 상해죄로 기소된 바이그레이브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습니다. 이어 임신부의 배를 겨냥해 발길질을 하지 않았으며 아기를 숨지게 할 고의도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는 체포된 후 A씨의 유산 소식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는 임신부, 여성을 해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법원의 배심원단은 그간의 일들을 면밀히 조사해 지난 28일 5시간이 넘는 숙고 끝에 태아 살해죄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A씨와 그의 여동생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평결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30일 두 여성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 재심 청구 여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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