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곽상도 제명론' 급부상…곽 아들 "저는 오징어 게임 속 '말'일뿐"
입력 2021-09-26 13:33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매일경제
곽상도 아들 "아버지 '화천대유' 배후설 사실 아냐"
"대장동 사건 본질, 설계의 문제인가 개인의 문제인가"
야권, 곽상도 집중포화…"제명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제기된 '대장동 의혹'의 핵심 관계사인 '화천대유'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근무하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당장 '곽상도 제명론'이 급부상했고 곽 의원의 아들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 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곽상도 아들, 직접 해명 나서

26일 곽상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올렸습니다. 글쓴이는 "'화천대유'의 1호 사원이자,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라고 한다"며 자신을 소개하고 "논점을 교묘히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곽 씨는 "현역 국회의원의 자식으로 당연히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 일 뿐입니다. '화천대유'라는 게임 속 '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면서 "돌이켜 보면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곽상도 의원이 아들인 자신에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김 모 씨를 소개해줬고, 직접 알아본 결과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있는 상태라 이 사업이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 한 번 베팅 해볼 만하겠다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이후 직접 문의해 공고가 나면 공고를 통해 지원하라는 답을 받아 입사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수익이 가시화 되고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 원을 지급 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되었고, 원천징수 후 약 28억 원을 2021년 4월 30일경 제 계좌로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모든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체결하였고, 구체적인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 다른 직원들은 퇴직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비교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에 대해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한 대목으로 해석됩니다.

자신의 퇴직금이나 성과급 규모에 대해 곽상도 의원이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곽 씨의 모친, 곽 의원의 아내는 지난 5월 투병 중 별세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세한 얘기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화천대유'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셔서 급여랑 성과급 등을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하고, 제가 책임지고, 제가 그려왔다"며 "이 돈은 모두 제 계좌에 있고 제가 화천대유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곽 씨가 받은 50억 원 규모의 퇴직금이 실은 곽 의원의 투자금에 대한 배당금이거나 일종의 뇌물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 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면서 "이런 기회조차 없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무리 그래도 성과급, 위로금 그리고 퇴직금이 과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는 주식, 코인에 올인 하는 것보다 이 회사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곽상도 의원)가 '화천대유'의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수천억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인가,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준석 "거취 문제 신속히 정리해야"

당장 야권에서는 곽상도 의원을 비호하기 보다는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2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곽 의원 아들 문제와 관련해 "곽 의원의 거취 문제를 신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에 있는 이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 의견은 곽 의원 거취 문제를 최고위에서 빠르게 결론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가급적 오늘 중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하도록 했다"고 했습니다. 일단 다른 최고위원들과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제 의견을 기반으로 논의를 해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도 "(곽상도 아들 50억)보도가 사실이라면 당 지도부는 당장 곽 의원을 제명·출당 조치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유 후보는 "우리 스스로 깨끗하고 당당해야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지사의 불법과 비리 의혹을 응징할 수 있다"며 이 같이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는 이 아수라 같은 판국에 대해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이 지사 말대로 거리낄 것이 없다면 특검이건 국정조사건 다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누가 연루됐건 어떤 식의 조사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곽상도 의원 아들을 빌미로 '대장동 의혹' 역공에 나선 현 여권을 상대로, 특검 요구를 관철하려는 되치기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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