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다 죽였지"…미 갑부, 21년만에 살인죄 평결
입력 2021-09-18 14:06  | 수정 2021-09-25 15:05
아내·친구·이웃 모두 살해했지만 무죄 평결 받아와
더스트 삶 조명한 다큐멘터리 촬영 후 무심결에 한 혼잣말, 유죄 판결 단초

아내를 비롯한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미국 뉴욕의 부동산 재벌 상속자 로버트 더스트(78)가 친구 살해 혐의에 대해 21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17일)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잉글우드에 있는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배심원단은 더스트가 2000년 오랜 친구인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평결했습니다.

이는 39년간 3개 주에서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더스트가 법정에서 받은 첫 번째 유죄 평결입니다.

더스트는 1982년 뉴욕에서 아내인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가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18년 뒤 자신의 죄를 은폐하고자 친구인 버먼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 왔습니다.


더스트는 버먼뿐 아니라 1982년 실종 당시 29세 의대생이었던 아내 캐슬린, 2001년 텍사스 주에서 도피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까지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습니다.

더스트는 캐슬린 살해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고, 블랙에 대해서는 재판에 넘겨졌으나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를 시인하고도 몸 다툼 중 벌어진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무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오랫동안 법망을 피해오다 덜미를 잡힌 건 더스트의 삶과 범죄 행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촬영 중에 나온 증거 때문이었습니다.

2015년 방영된 '더 징크스'라는 해당 다큐멘터리 인터뷰 촬영이 끝나고, 더스트가 화장실에서 마이크가 켜진 상태로 무심결에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내뱉은 혼잣말이 해결의 열쇠가 된 것입니다.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보고, 다큐멘터리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전날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던 더스트를 체포했습니다.

이번 유죄 평결 직후 캐슬린의 친정 쪽 유족들은 더스트를 캐슬린 살해 혐의로 기소하라고 뉴욕주 검찰에 촉구하는 성명을 냈으며, 1급 살인 유죄 평결에 따라 더스트는 다음 달 18일 선고 기일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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